[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마운드에선 나쁜 남자가 되겠습니다."
두산 노경은(31)이 '나쁜 남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흔들림 없이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굳은 의지다.
노경은은 지난 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은 올 시즌 고질적인 불펜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에서 셋업맨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 노경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나만 잘하면 된다. 나만 못하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다"고 복귀 후 각오를 전했다.
지난달 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노경은은 그동안 이상훈 2군 투수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았다. 몸과 마음을 모두 가다듬는 시간이었다. 그는 "이상훈 코치님과 노력을 정말 많이 했는데 경기에서 그걸 다 보여줘야 한다. 부담 갖지 않고, 코치님 말씀대로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면서 마운드에서 나쁜 남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2012년에 이어 2013년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지만 지난해 3승15패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올해도 23경기에서 1승4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6.14에 그쳤다. 마운드에서 '독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흔들림이 많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그의 좋은 성격도 마운드에선 약점으로 꼽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노경은은 멘탈이 강해져야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은의 '나쁜 남자' 변신 선언은 그래서 더 의미 있다. 그는 "훈련을 통해 밸런스도 잡았다. 더 중요한 건 마운드에서의 모습 같다"며 "투수는 마운드에서 '건들건들' 거리는 모습도 필요한데 그러질 못했던 것 같다. 잘하든 못하든 웃으면서 더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노경은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 모처럼의 1군 마운드가 낯설었지만 복귀전을 무실점으로 마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노경은은 이날 경기 9-1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사진=두산 노경은.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