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08년 이후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북한과 득점 없이 비겼지만 이어 열린 경기에서 중국과 일본이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대회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승2무(승점5, 골득실 +2), 중국은 1승1무1패(승점4, 골득실 0), 북한은 1승1무1패(승점4, 골득실 -1), 일본은 2무1패(승점2, 골득실 -1)의 성적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이정협(상주상무)을 원톱에 배치하고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이재성(전북 현대)을 2선에 앉혔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권창훈(수원 삼성), 장현수(광저우 R&F), 포백 라인에는 이주용(전북 현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기희(전북 현대), 임창우(울산 현대)가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울산 현대)가 꼈다.
북한은 경기 시작과 함께 정일관이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한국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 흐름은 한국이 가져갔다. 한국은 이주용(전반 4분)과 권창훈(전반 7분), 이종호(전반 12분)가 잇따라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15분에는 원톱으로 나선 이정협이 골대 오른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가는 슛으로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은 전반 31분 결정적인 골찬스를 맞았다. 이재성이 북한 수비수 두 명 사이로 치고 들어가 회심의 왼발슛을 시도한 것. 하지만 리명국의 슈퍼세이브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재성은 전반 39분에도 골문 바로 앞에서 왼발슛을 날렸지만 리명국의 손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북한은 후반 초반 공격력이 살아났으나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후반 8분 북한의 강국철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힘이 들어가 공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은 다시 북한의 골문을 강하게 두드렸다. 이정협은 후반 28분과 후반 33분 날카로운 슈팅을 때렸다. 한국은 이후에도 교체 투입된 김신욱이 추가시간에 골문 앞에서 힐킥을 날렸지만, 이마저도 리명국이 막아내며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여러 차례 기회가 왔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며 “하지만 실망을 준 선수는 없었다. 젊은 선수들인 만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를 중계한 허정무 JTBC 축구해설위원은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마무리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동아시아 정상을 노렸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북한과의 최종전서 0-2로 졌다. 3전 전승의 북한은 우승, 2승 1패의 한국은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종민 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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