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의원과 이종걸 원내대표 등 참석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의원들이 광주에서 대규모 회동을 갖고 재차 문재인 대표 퇴진을 요구하면서 당 안팎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 등 호남 지역 비주류 의원들은 8일 자전거 국토 순례를 위해 광주로 내려간 이종걸 원내대표 및 측근들과 만나 문 대표의 거취를 비롯해 혁신위원회 활동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호남권에 지역구를 둔 주승용·이윤석·이개호·김영록·신정훈·권은희·이상직·장병완·박주선·임내현·박혜자 의원 등과 이 원내대표의 측근인 문병호·최원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저서 사인회를 위해 광주를 찾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인사차 잠시 들렀다.
이들은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혁신위 활동 결과 등에 따라 탈당 등 집단 행동도 적극 고려할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호남 민심이 좋지 않다는 점과 함께 그 동안 당내 상황에 대해 각자 고민하던 바를 공유하는 자리였다”며 “당장 행동에 옮기기보다는 혁신위원회가 활동하는 9월까지는 혁신위 활동과 민심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이) 심한 채찍질과 꾸중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사태가 엄중하지만 지도부에 대해 모든 분들이 쉽게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잠잠하던 계파갈등이 수면 위로 재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일부 참석자들은 문 대표가 물러난 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상황까지 가정해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류측은 이 같은 움직임을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의 연장선에서 분석하면서 “계파이익을 위한 당 흔들기는 안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당 안팎에서는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혁신위 활동이 마감하는 다음달 초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돌고 있다. 당장 혁신위가 10일 의원 총회에서 선출직 공직자 평가 방안 마련을 위해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충돌의 전초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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