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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메마른 백합의 땅

입력
2015.08.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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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조개의 죽음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최흥수의 느린 풍경] 조개의 죽음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전북 부안에는 백합요리가 흔하다. 은박지에 싸서 구워먹기도 하고 속살이 부드러워 날로 먹기도 한다. 우유 빛 진한 국물 맛 또한 일품이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서해로 흘러 들며 형성된 드넓은 새만금 갯벌은 세계 최고의 백합 산지였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부안에서 맛보는 백합요리 재료는 타지에서 가져 온 것이 대부분이다. 새만금방조제가 불러온 안타까운 피해 중 하나다. 단군이래 최대 건설이라던 새만금사업은 애초의 목적이던 농지확장은 뒷전으로 밀리고, ‘신도시를 짓네, 산업시설을 유치하네’ 하며 아직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욕망으로 메마른 땅에 애꿎은 백합의 죽음과 생명의 그림자가 함께 아른거린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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