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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윤덕여호' 리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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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윤덕여호' 리우가 보인다

입력
2015.08.0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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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 동아시안컵 준우승

북한에 졌지만 강호 中·日 이기며 올림픽 첫 본선 진출 가능성 열어

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막을 내린 동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한=연합뉴스
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막을 내린 동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한=연합뉴스

윤덕여호의 꿈이 세 달이 채 되지 않아 ‘월드컵 첫 승’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로 커졌다. 그만큼 여자 축구 대표팀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중국 우한에서 끝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북한과의 3차전에서 아쉽게 0-2로 패하면서 우승컵을 북한에게 넘겼다.

하지만 윤덕여호의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6월 캐나다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첫 승점을 따낸 것에 환호하던 팀이 아니라는 평가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팀인 중국(14위)와 일본(4위)를 차례로 격파했다. 일본은 월드컵에서 우승, 준우승을 거둔 여자축구 강국이고 중국 역시 캐나다월드컵 8강에 올랐던 강팀이다. 역대 전적 3승8무14패로 절대 열세였던 일본을 상대로는 0-1로 뒤진 상황에서도 두 골을 몰아쳐 결과를 뒤집는 모습까지 선보였다. 특히 지소연(24ㆍ첼시 레이디스), 박은선(29ㆍ이천 대교), 유영아(27ㆍ인천 현대제철)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표팀의 달라진 모습은 짧은 시간 쌓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사상 두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대표팀은 브라질, 스페인과의 예선을 통해 강팀을 상대하는 법을 익혔다. 사상 처음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챙겼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 중국을 넘으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은 물론, 북한전 패배를 통해 대표팀의 한계도 시험했다. 윤 감독은 북한과의 경기가 끝난 후 “이번 대회 세 경기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선수들 스스로 깨우쳤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처럼 상승세를 타면서 윤덕여호의 목표도 상향 조정됐다.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처럼 올림픽에서도 ‘사상 첫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를 써보자는 것이다. 내년 2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지역 예선에선 아시아에 배정된 2장의 본선 진출 티켓을 두고 중국, 일본, 북한, 호주 등과 다투는데, 동아시안컵에서 강호들을 넘어서면서 올림픽 예선에서도 ‘해 볼만 하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감독 역시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지역 예선의 희망을 봤다”고 했다.

대표팀 상승세에 발맞춰 적절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하는 건 숙제다. 윤 감독은 올림픽 예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우리 대표팀은 현재 88년생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 박은선은 은퇴를 염두에 두고 국내 무대에 복귀했고, 이번 대회 최우수골키퍼로 선정된 김정미(인천 현대제철)도 벌써 서른 하나다.

때문에 장슬기(고베 아이낙), 이금민(서울시청), 이소담(대전 스포츠토토) 등 ‘94년생 라인’ 의 등장은 반갑다. 장슬기는 일본전 역전의 물꼬를 튼 주인공이고, 북한을 상대로 위협적인 측면 공격을 선보인 이금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성장을 하느냐가 한국 여자축구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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