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ㆍ간병인 없이 간호사가 운동ㆍ머리 감기 등 24시간 수발
낙상사고 年 3건서 0.8건으로

인천 중구 인항로 인하대병원 동 11병동은 보호자와 간병인으로 북적대는 일반 병동과 차이가 난다. 일부 환자들 곁에만 보호자가 있을 뿐 과일, 음료수 등을 손에 든 문병객조차 보이지 않는다. 반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인력은 일반 병동보다 2배는 많다.
이곳은 포괄간호서비스 병동(이하 포괄 병동), 이른바‘보호자 없는 병동’이다. 포괄 병동은 환자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고 병원 간호인력이 24시간 입원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호자는 수술 전후나 면회시간에만 환자 곁을 지킨다. 일반 병동은 간호사 1명당 환자 수가 12~14명이지만 포괄 병동은 7, 8명 수준으로 간호인력이 더 많다.
동 11병동 함영주 수간호사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남성 병동 도우미가 30분 간격으로 순회하면서 환자들을 돌본다”며 “그 동안 보호자들에게 맡겼던 환자들 운동 시키기,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체위 바꾸기, 머리 감겨주고 씻기기, 소변량 측정 등을 전문 간호인력이 하기 때문에 환자 회복의 질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포괄 병동이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일반인이 아닌 간호인력이 간병을 맡기 때문에 체계적인 감염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족들이 돌아가며 환자 곁을 지키고 문병객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우리 병원 문화가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만 보호자나 문병객이 드나들기 때문에 전염 가능성이 낮고 하루 7만원 수준인 간병비 부담도 덜 수 있다.
함 수간호사는 “도입 초기에는 환자 곁에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간호사, 환자, 보호자 모두 불안해 하기도 했다”며 “특히 환자들이 요구사항을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괄 병동 도입 2년 후 환자들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병실 가동률도 일반 병동 수준인 80~90%(평일 기준)으로 올랐다.
2014년 병원 자체 외부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포괄 병동은 평균 96.4점으로, 일반 병동(평균 89.4점)보다 높았다. 포괄 병동에 재입원할 의사가 있는 환자가 87.0%에 이르렀다.
병원 측의 4개 포괄 병동에서 발생한 낙상 사고는 병동당 평균 연 0.8건으로 포괄 병동 지정 전인 2012년 3.0건에 비해 감소했다. 욕창 발생도 같은 기간 연 13.8건에서 7.5건으로 줄었다. 환자 입원일 수도 7.0일에서 6.1일로 0.9일 줄어 조기 회복률이 높았다.
포괄 병동에서 한달째 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유영희(49·여)씨는 “가까이서 간호사가 돌봐주는 것이 환자 입장에선 좋다”며 “다만 간호 인력이 교대될 때 바로 처치 같은 것이 안될 때가 있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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