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서 추모행진 열려…부친 "여전히 가슴아프다"
대선주자 샌더스 연설 중 인권운동가 난입해 흑인인권 개선 촉구
미국의 뿌리깊은 흑백갈등을 재점화한 '퍼거슨 사태' 1주기를 앞두고 또다시 비무장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에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죽음을 기려 미국 곳곳에서 인종차별 해소와 흑인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진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어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7일 새벽 절도 신고를 받고 미 텍사스 주 댈러스 외곽 알링턴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 출동한 백인 경찰관 브래드 밀러(49)는 흑인 용의자 크리스천 테일러(19)에게 총 4발을 쏴 그를 숨지게 했다.
알링턴 경찰은 테일러가 자동차를 몰고 와 대리점에 있던 다른 차를 훼손한 뒤 자신의 차로 대리점 앞유리를 부수고 안으로 돌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함께 출동한 다른 경관들은 비무장 상태로 도망치려던 테일러에게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겨눴으나, 밀러만 혼자서 총기를 사용했다.
밀러는 지난 3월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상급자의 감독하에 근무하던 '견습 경찰'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숨진 테일러는 앤젤로 주립대에 재학 중인 미식축구 선수로 확인됐다.
부친인 에이드리언은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어려운 사람에게 자기 신발을 벗어줄 정도로 착한 청년이었다"며 아들이 왜 새벽에 자동차 대리점에 들어갔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퍼거슨 사태' 1주년을 이틀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이 다시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사법당국은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윌 존슨 알링턴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이 테일러 사망 사건의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서장은 "우리나라는 사회적 불평등, 불공평, 인종주의, 경찰의 부적절한 행동과 씨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번 사건을 투명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브라운의 1주기 하루 전인 8일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는 유족들과 인권운동가, 시민 등 수백 명이 사건 현장 주변에서 가두행진을 벌이며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시위대는 당시 브라운이 죽기 전 경찰에 외친 "손들었으니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라는 구호 등을 연호하며 흑인 인권 개선을 촉구했다.
부친인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는 취재진과 만나 "나와 우리 가족은 여전히 가슴이 아프다"면서 "아들의 삶이 여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다른 흑인 가정과 청년들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내년 민주당 소속으로 미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8일 시애틀 행사 연설에서 2명의 여성 인권동가가 난입해 마이크를 뺏고 퍼거슨 사태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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