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문법을 문장 구조로 배우면 낭패를 볼 때가 많다. 한국의 영어 교육이 일본을 통해 들어온 부분이 많고 세계에서 영어를 가장 못하는 사람들이 일본이라는 것도 주지의 사실인 점을 감안하면 영어를 가장 불편한 방법으로 전수 받은 셈이다. 여기 일본식 영어 교육의 사례 하나가 있다. 어느 일본인 대학생이 ‘What’s your favorite dinner menu?’라는 질문이 올바른지 일본의 영문학 교수님들에게 질문을 했는데 이를 고쳐 준 영문학교수가 없었다고 한다. 구조상 잘못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장을 들고 미국에 유학을 와서 미국인 교수에 질문을 하여 보니 전혀 다른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즉 ‘저녁식사로 주로 무얼 즐겨 드시느냐?’는 것이 본래 의도였는데 위의 영어 문장은 ‘저녁 식사로 즐겨 찾는 식당이 어디냐?’ ‘Where would you like to eat?’ ‘What’s your favorite restaurant?’처럼 ‘음식 종류’가 아니라 ‘어느 식당’이냐고 해석하는 원어민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Menu는 식당에서 제공하는 모든 부류의 식사 전체를 언급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식사 종류’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식당의 메뉴 그 식당 전문 메뉴를 언급하게 된다. 어떤 식당에서는 Meat Lovers’ Menu, Vegans’ Menu처럼 육식 메뉴와 채식가 메뉴 식으로 적어 놓고 관광지에서는 ‘Tourist menu’ ‘Jumbo-size menu’ ‘Kids’ menu’처럼 적어 놓는다. 각 메뉴 아래에는 세부 음식 아이템을 적어 놓는다. 바로 이런 경우 ‘What’s your favorite dinner menu?’라는 문장은 ‘여기 적힌 메뉴 중에서 어느 종류를 좋아하나요?’가 되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그러나 ‘저녁 식사에 즐겨 먹는 식사 종류는 어느 것인가요?’의 일반적 뜻이라면 논점의 문장은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위의 문장은 ‘What’s your favorite dinner item, dinner special?’처럼 원래 질문의 마지막에 ‘item’ ‘dish’ 같은 단어 하나만 추가했어도 본래 의도와 같은 문장이 되었을 것이다.
일본인 유학생이 위의 문장을 읽어주며 대답해 보라고 했을 때 미국인 중에서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모르는 원어민이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이는 곧 소통의 실패가 된다. 좀더 간단하게 ‘What’s your favorite dinner?’ ‘What’s your favorite meal for dinner?’같은 문장이 simple and plain English로서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위에서처럼 ‘정해진 질문 문장’을 던지고 그 뜻이 무엇이고 올바른 문장인지 확인해 볼 때 구조상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메시지 전달 실패와 엉뚱한 의미로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놓고 일부 미국인들은 Asian English, Japlish, Konglish라고 부른다. 아시아권에서 ‘menu=식사’로 잘못 배우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사실 단어 하나의 엉성한 이해가 초래하는 문제이고 문장 구조나 문법 중심으로 영어 문장을 만들면 의미 전달에 실패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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