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등기임원과 직원 간 평균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의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임원들의 행보는 이와 정반대다. 직원들에게 인색하고 임원들만 배를 불리는 모양새인 것이다.
● 임원들, 지난해 직원 연봉 26배 챙겨…정지선 회장은 100배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상장사 등기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11억5,704만원이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448만원에 그쳐 임원들이 직원들보다 무려 26배나 많은 연봉을 챙겼다. 이는 30대 그룹(상장사 없는 부영그룹 제외) 가운데 가장 큰 격차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평균 임원 연봉과 직원 연봉의 격차는 약 10배였지만 현대백화점그룹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평균보다 2.6배나 높았다. 연봉 격차가 가장 적은 대림그룹(3.4배)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특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직원들보다 약 100배나 많은 연봉을 받아갔다. 현대백화점에서만 지난해 급여 27억3,400만원, 성과급 11억6,200만원 등 38억9,700만원을 받았다. 또 현대그린푸드에서 6억700만원의 급여를 받아 총 45억4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이는 재계3세 중에서 가장 많은 액수로, 정 회장은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재계 3세 '연봉킹'에 올랐다. 재계 3세 중 2위를 차지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26억1,500만원)보다 무려 약 19억원이나 많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분기 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해 1분기(1~3월)에도 현대백화점에서만 벌써 7억2,900만원을 받았다. 현대그린푸드에서 받은 보수는 5억원 미만이어서 공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그의 총 보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의 임원과 직원 간 연봉 격차는 훨씬 더 컸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임원 평균 연봉은 38억7,200만원으로 직원 연봉 5,400만원의 71.7배에 달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연봉 격차가 컸다.
임원과 직원 간 지나친 임금 격차는 직원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백화점업계의 임금 수준이 타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인데, 업무의 중요도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임원들이 받아가는 보수를 보면 직원들이 재주를 부리고 임원들이 돈을 받아가는 것 같아 의욕이 떨어지고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씁쓸해 했다.
● 30대 그룹 상장사 임ㆍ직원 연봉 격차는 10배
3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1인당 평균 등기임원 연봉은 7억5,488만원이다. 평균 직원 연봉 6,999만원의 약 10.8배 수준이다.
그룹별로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신세계그룹이 19.1배(임원 평균 5억7,767만원ㆍ직원 평균 3,030만원), 롯데그룹 16.9배(임원 평균 6억4,236만원ㆍ직원 평균 3,790만원), LS그룹 15.5배(임원 평균 9억6,352만원ㆍ직원 평균 6,216만원), 한화그룹 15.1배(임원 평균 10억6,013만원ㆍ직원 평균 7,003만원), 현대자동차그룹 13.7배(임원 평균 12억7,086만원ㆍ직원 평균 9,278만원) 순이었다. 대림그룹은 평균 임원 연봉이 2억5,851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 7,505만원의 3.4배에 그쳐 30대 그룹 가운데 격차가 가장 작다.
30대 그룹 중에서 임원 평균 연봉이 제일 많은 그룹은 삼성그룹으로 14억9,794만원이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9,278만원이고 가장 적은 곳은 롯데그룹으로 3,790만원이다.
30대 그룹 계열 상장사 중에서는 삼성전자 임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83억3,000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 1억200만원의 81.7배로 임금 격차가 가장 컸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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