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출범 이후 첫 부채 감소 기염
난제 밀레니엄 타운 개발도 확정
미래전략 2030플랜 구체화 착수
관광레저 등 사업 다각화 몰두
총사업규모 연간 1조원 돌파 도전

요즘 충북에서는 ‘충북개발공사만 같아라’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충북개발공사가 손대는 사업마다 순조롭게 술술 풀리면서 생긴 말이다. 지방공사의 한계를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충북개발공사의 변신은 눈에 띄게 뚜렷하다. 지난해 충북개발공사는 부채를 전년보다 8.9%나 줄였다. 부채를 줄인 건 공사 설립 9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는 작년보다 한 등급 높은 판정을 받았다.
청주 밀레니엄타운 개발 계획을 확정한 것은 가장 돋보이는 성과로 꼽힌다. 개발계획 수립 후 무려 18년 동안 해법을 찾지 못한 골칫덩어리 사업을 말끔히 정리한 것이다.
이런 두드러진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9월 부임해 내부 혁신을 주도한 계용준(59)사장이 있다.
그의 부임 이후 충북개발공사 직원들은 어느 때 보다 의욕과 활기에 차 있다. 신성장 사업에 대한 기획이 쏟아지고 있고, 이는 미래 발전을 꿈꾸는 원천이 되고 있다.
더 큰 걸음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만나 변화를 이끈 비결과 경영 철학,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부임 이후 재무 상태가 크게 호전되고 있다. 비결은.
“2014년 결산 결과 당기순이익 79억원을 달성하며 6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었다. 전년에 비해 693억원의 부채를 줄였다. 2006년 3월 공사가 출범한 후 첫 부채 감축이다. 우리 공사의 부채비율은 220%로, 행정자치부가 2014년에 제시한 부채 목표치(320%)보다 무려 100%포인트를 더 낮췄다. 부채를 대폭 줄인 건 전사적인 판촉 전략으로 산업단지의 미분양분을 해소한 덕분이다. 기업주 대상 직접 홍보, 알선장려금 제도, 유관기관과 투자유치TF팀 구성, 사전 수요조사를 통한 선매각 추진 등 적극적인 마케팅이 재무구조 안정화에 기여했다.”
-지역 현안인 밀레니엄타운 해법을 찾았다. 소모적 논쟁 없이 시민단체를 설득한 과정이 궁금하다.
“먼저 밀레니엄타운 사업이 왜 장기간 방치되고 겉돌았는지 속속들이 분석을 했다. 개발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는 판단이 들었다. 곧 바로 시민단체와 학계, 전문가그룹을 찾아 개발방향에 대한 의견을 경청했다. 올 초부터 충북도와 청주시, 지방의회, 시민단체, 학계 등 총 25명으로 협의회를 꾸려 해법찾기 논의를 시작했다. 논의 과정에서 이해 관계기관의 갈등 요인을 해소할 대안을 수없이 찾아내 토론했다. 결국 서로의 입장차가 좁혀지면서 지난 5월 모두가 공감하는 개발안을 확정할 수 있었다.”
-과거 토지공사 충북지사장 시절엔 산남3지구의 두꺼비서식지 보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한 적이 있다. 이해집단과의 갈등을 타협으로 풀어내는 노하우가 있다는데.
“개발사업은 그 성격상 사유재산권, 환경보전, 공사현장 관리 등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다양한 갈등을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임시방편으로 회피하려 들면 나중에 더 큰 난관에 부닥치게 마련이다.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대화의 테이블에서 갈등 상대나 이해관계자의 주장을 듣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공론화나 대화 과정은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처리해야 오해의 소지도 없고, 모두가 원하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밀레니엄타운의 청사진이 보고 싶다.
“공익시설과 수익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조성된다. 문화, 휴양 기능과 관광이 어우러진 명소가 될 것이다. 공익시설의 핵심은 이시종 지사의 공약인 가족도시공원이다. 광장과 야외공연장 캠핑장 놀이시설 등이 들어선다. 실내빙상경기장 같은 체육시설도 단계적으로 유치하겠다. 수익시설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한 게 없다. 하지만 아파트 보다는 관광 문화 레저시설 위주의 복합단지를 만들 참이다. 도민들이 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쇼핑 문화를 향유할 수 있 게 될 것이다. 사업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가족도시공원의 첫 삽을 뜰 예정이다. 밀레니엄타운 개발에는 3,250억원의 공공재원이 선 투자된다. 민간투자액을 합하면 총 투자 규모는 1조 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미래 사업을 준비중이라고 들었다.
“내년 충북개발공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미래전략 2030플랜’수립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2030년까지 현재 1,8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4,000억원대로 늘리고 사업규모는 연간 1조원대로 키우는 목표를 담을 참이다. 늘린 자산을 바탕으로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하겠다. 산업단지 조성과 도시개발 사업 위주의 구조에서 탈피해 미래 화두로 떠오른 도심재생, 주거환경정비, 관광레저 사업 등에 적극 나서겠다. 신 사업은 철저히 지역 발전과 도민의 복리증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
▦계용준 사장은
인천 강화 출생. 선린상고, 중앙대 법학과를 나와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했다. 토지공사에서 관리처장, 기획조정실장, 행복도시건설본부장, 단지사업이사, 부사장 겸 기획이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풍부한 행정ㆍ현장 경험으로 공공개발사업의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충북개발공사 사장 취임 때 그가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이유다. 부임 후 혁신과 경영합리화에 힘써 충북개발공사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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