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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북한 김정은과 면담 불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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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북한 김정은과 면담 불발 배경은

입력
2015.08.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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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경색된 남북관계 반영…방북단에 6·15 주역 빠져"

3박 4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친 이희호 여사가 8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 환영객들로 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3박 4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친 이희호 여사가 8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 환영객들로 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북한 방문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면담이 결국 불발됐다.

이희호 여사는 3박4일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8일 오후 김포공항 귀빈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6·15 정신을 기리기 위해 방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북 일정에서 김 제1위원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도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이번 방북은 작년 12월 김 제1위원장의 친서 초청을 통해 추진됐다는 점에서 면담 가능성이 낮지 않은 것으로 점쳐졌다.

이희호 여사가 북한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6·15 공동선언과 관련이 깊어 남다른 상징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이 합당한 예우를 다하리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북한 최고위층과 이 여사 등 방북단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이 아니라면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서리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제2수에즈운하 개통식 참석차 출국한 그의 이집트행 일정과 겹쳐 처음부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또 대남 담당인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뜻을 전하는 역할을 맡으리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대남 실무를 총괄하는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방북단을 영접하고 만찬도 함께 했을 뿐이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과의 면담 불발은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또 18명으로 구성된 이번 방북단 구성과 성격에 대해 북한이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방북단 구성에서 6·15공동선언 주역들이 빠졌고, 반면 북한이 거부해온 '인도주의적 지원' 성격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도 "6·15공동선언의 계승·발전 측면에서 충분히 북측 고위급이나 김 제1위원장을 만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남북관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방북단에 많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을 '개인 자격' 차원에 한정시키며 별다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정부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장 선임연구원은 "당국 차원에서 메시지를 주고 무게를 실어주었으면 (결과가) 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고, 양 교수는 "정부가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다소 소극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김 제1위원장이 개인 자격의 이 여사를 면담하더라도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푸는데 실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이번 면담 불발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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