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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오늘 귀환… 김정은은 여전히 '안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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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오늘 귀환… 김정은은 여전히 '안개 행보'

입력
2015.08.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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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직접 나가 배웅 가능성 희박

깜짝 면담 땐 백화원초대소 유력

우리 정부 특별한 메시지 안준 만큼

만남 아예없이 친서로 대신할 수도

5일 오전 방북길에 오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5일 오전 방북길에 오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이희호 여사의 방북 일정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공식 면담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 여사가 서울로 출국하는 8일 오전 김정은이 전격적으로 깜짝 배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빠듯한 일정을 감안할 때 친서로 갈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날 평양을 떠나 묘향산에 도착한 이 여사 일행은 7일 국제친선박람관과 보현사, 만폭동 계곡을 오전 오후로 나눠 방문했다. 국제친선박람관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외국 사절 등으로부터 받은 각종 선물을 전시해놓은 곳으로 묘향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오후엔 한국의 5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보현사와 7개 폭포가 연달아 자리한 만폭동 계곡 일대를 둘러 봤다. 3박 4일 방북 일정의 마지막 점심과 저녁은 각각 비로봉 인근의 야외식당과 묘향산 호텔에서 이 여사 주최로 진행됐다. 방북 첫날 환영만찬을 준비해준 맹경일 부위원장 등 아태평화위 관계자 6명을 초청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이 여사 일행은 이날 묘향산 호텔에서 하루 더 묵은 뒤 8일 아침 9시 평양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당장 서울로 출발하는 비행기 시간이 오전 11시로 잡혀 있고, 묘향산에서 평양 외곽에 위치한 순안 국제공항까지 차량으로 빨라도 1시간 40분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듯한 일정이다.

이 여사의 빠듯한 아침 일정 속에 김정은의 행보를 두고는 추측만 무성하다. 일단 8일 오전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잠깐 조우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출국하기 직전 만나 극적인 효과를 높이려는 계산이다. 장소로는 평양 시내에 위치한 백화원초대소가 유력하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항까지 직접 나가서 배웅하는 일은 희박하다는 지적에서다. 한 대북전문가는 “우리 입장에서는 고령의 이 여사를 젊은 지도자가 충분히 만나러 올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여길 수 있지만, 반대로 북한 입장에선 자신의 최고지도자가 묘향산까지, 공항까지 나가는 모양새가 격에 안 맞는다고 만류하는 의견이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친서로 인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공항 영접을 나왔던 맹경일 부위원장이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마지막 배웅을 하며 김정은의 친서를 구두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애당초 김정은이 이 여사와의 면담 자체를 추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김정은 입장에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우리 정부가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해온 것도 아닌 상황에서 김정은이 면담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남 신호를 주기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정치적 의미를 지닌 외부인사를 접촉한 경험이 전무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친서에서도 직접 자기가 만난다고 한 게 아니라 좋은 계절에 방문해 잘 쉬다 가시라는 것이어서 초청의 의미는 살렸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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