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오랜세월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쓴 결과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아 발병한다. 유전적인 요인이 약간은 관여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오랜기간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을 하거나 밭일처럼 무릎을 구부린 채 작업하는 사람에서 발병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과체중이나 어려서부터 관절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젊은층에서도 발생한다.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파요’ ‘바닥에 앉고 일어설 때 무릎이 아파요’ 등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자주 호소하는 증상들이다. 무릎이 붓거나 화끈거리는 것도 관절염에 의한 흔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일주일 정도 이상 지속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가면 수술을 하자고 할까 봐 병원 방문 시기를 미루다가 ‘연골주사’ 같은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되면 연골이 닳아 관절의 부드러운 부분이 점차 없어지고, 부서진 연골 조각이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또한 울퉁불퉁해진 연골을 보완하기 위해 관절 가장자리에 돌기처럼 뼈가 불규칙적으로 자라는데, 이 때문에 염증, 부기, 통증이 생기고 장기간 지속돼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게 된다. 관절염이 더욱 진행하면 무릎 모양이 ‘O’자형으로 변해 보행 시 파행(절뚝거림)이 생긴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증상은 환자에게 청취하는 문진, 의사가 손으로 진찰하는 ‘이학적 검사’, 방사선 검사(X-ray)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초기 중기 말기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를 시행하지만, 모든 치료의 목적은 통증의 감소와 무릎 기능의 보존에 초점을 맞춘다.
초기에는 쪼그려 앉는 일을 줄이고 온열 또는 한냉 치료를 시행하는 것 만으로도 통증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트레칭 자전거 수영 산책(평지) 등은 건강과 무릎 주위 근육을 위해 무릎 통증 발생이 거의 없는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사람에 따라 가능한 운동량에 차이가 있는데 이는 무릎 주위의 근육량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무릎 주위 근육운동을 반드시 시행해야 하며, 이 경우에는 병원에 상주하는 전문 운동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중기에는 초기의 치료법에 더해 연골주사로 알려진 관절연골 보호제 주사, 체외충격파 또는 소염제 투여가 주된 치료이다. 연골주사는 뼈주사로 알려진 ‘스테로이드 주사’ 와 다른 약제를 쓰며, ‘하이알루로닌산’ 이라는 연골 성분을 주사해 염증을 줄이고 윤활제로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총 3~5회 투여하는데, 환자의 관절염 정도에 따라 증상 호전 기간은 천차만별이다. 대개 6개월~2년 정도 투여해 증상을 상당부분 호전시키고 관절염 진행을 막는 것이 목표다.
말기에 이르러 앞서 말한 여러 가지 치료에도 통증이 상당부분 남는다면 무릎 인공관절술을 고려하게 된다. 인공관절술이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는 전체 무릎 관절염 환자의 10% 안팎이다. 관절염을 진단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무릎 관절염은 많은 경우에서 비수술 요법으로도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통증이 발생하면 병원을 정확한 진단을 함으로써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윤영선 분당척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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