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59) 서울시교육감에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이 구형됐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 뉴스타파 기자의 트위터 내용을 토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경쟁 후보인 고승덕(58) 변호사가 미국 영주권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비방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7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 심리로 열린 조 교육감의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범행인 데다 사과나 반성도 하지 않아 범행에 상응하는 형이 필요하다”며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기자회견 전 고 변호사의 자서전을 통해 영주권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이 가능했고 거짓이라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충분히 존재했다”며 “그럼에도 사실확인을 위한 노력이 없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후보 검증이 아닌 근거 없는 흑색선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어 “조 교육감의 허위사실 공표가 사전투표 1위를 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됐고,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조 교육감 기소와, 1심의 유죄 판결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후보 검증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근거 없는 흑색 선전을 차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 측 변호인은 “조 교육감은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오랜 기간 삶을 살아와, 열린 태도로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고 해서 의혹이 거짓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이 정도의 후보 검증을 허위사실 유포로 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한다면 민주주의가 퇴행할 것”이라며 무죄 선고를 호소했다.
지난 4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조 교육감에 대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4일 이뤄진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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