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로서 주주권 행사 나서야"
野 이어 김무성 대표도 압박 나서
‘롯데그룹 사태’로 계열사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규모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의 평가손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투명한 지배구조’ 같은 경제정의 실현 차원은 물론, 당장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연금이 대주주로서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야당의 요구에 이어 7일에는 여당 대표까지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 사태가 불거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 사이 국민연금은 롯데 관련 주식의 동반 하락세에 약 475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7.38% 지분을 보유한 롯데케미칼에서만 약 380억원, 롯데칠성(지분율 13.08%)에서도 95억원을 손해 봤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은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여건 악화로 올 상반기 대형 수출주들이 부진하자 내수주의 대표격인 롯데 관련 주식 투자량을 늘린 상태여서 이번에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롯데그룹 주가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전근대적 경영 실태 등의 위험요소는 물론, 최근 국적 논란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아 자칫 추가 손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그간 국민연금 역할론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던 여당도 본격적으로 국민연금의 행동을 주문하는 분위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롯데 사태는 신씨 집안의 재산 싸움인데, 국민이 노후자금으로 납부한 국민연금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당연히 국민연금에서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앞서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민연금이 롯데 계열사의 지분 6.9%를 투자 중인데 지금 롯데 계열사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 빠져나갔고 앞으로 얼마나 더 빠질 지 모른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구체적인 행동 방법에 대해선 “국민연금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지만 국민연금의 실질적 주주권 행사를 도울 당의 지원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도 덧붙였다.
전날 이혜훈 전 최고위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롯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사태 설명을 요구하는 등 주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이 ▦해당회사 경영진에 대한 상황설명과 사태해결책 요구 ▦사태해결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외부투자자 이익을 대변할 이사후보 추천 ▦주주대표소송 제기 등의 방법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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