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1국
백 박영훈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6 이동훈이 1부터 중앙 삭감을 시작했다. 좋은 감각이다. 백에게 마땅한 응수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참고1도 1은 2로 한 칸 뛰어서 더 이상 공격이 되지 않는다. 역시 앞에서 박영훈이 중앙을 △로 크게 둘러싸려 한 게 너무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박영훈도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착수를 멈추고 깊은 장고에 들어갔다. 이윽고 20여분 만에 놓인 박영훈의 다음 수가 약간 뜻밖이다. 갑자기 하변을 2로 호구친 것이다. 흑1이 놓인 상황에서는 어차피 중앙에서 큰 집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실리 작전으로 전환한 것이다. 예를 들어 흑이 참고2도 1로 두면 2, 3을 선수 교환한 다음 4로 지키는 정도로 타협하겠다는 뜻이다.
도는 흑도 그리 나쁘지 않은 진행 같은데 상대가 약세를 보이자 이번에는 이동훈이 강하게 맞섰다. 3, 5가 최강의 응수다. 계속 백돌 전체의 안형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백도 하변을 방치할 수 없다. 결국 6부터 14까지 절충이 이뤄졌는데 결과적으로 중앙 백진이 크게 부서졌으므로 흑이 무척 잘 된 모습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