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탱탱이(페르시안·1년 6개월·수컷·5.2㎏)입니다. 여태까지 강아지만 소개됐던 ‘가족이 되어주세요’코너에 소개되는 첫 고양이예요.
저는 지난 해 4월 인천의 한 길거리에서 박스에 쌓인 채 다른 아기 고양이 3마리와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우린 모두 이른바 품종이 있는 고양이들이었지요.

길고양이들도 아니고, 각기 다른 품종의 아기였던 우리들이 왜 버려졌을까요. 아무래도 번식장에서 태어나면 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병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번식업자들이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 것보다 차라리 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해 몰래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게 동물보호단체 누나 형들의 추측입니다.
발견 당시 거의 죽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움직임이 없었다고 해요. 하지만 살겠다는 의지로 사람의 소리에 반응을 하면서 구조자에게 어려운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검사 결과 굶주림과 탈수뿐 아니라 사람으로 치면 감기라고 볼 수 있는 허피스 바이러스에도 감염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결막염이 심해 눈이 붙어버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전 네 마리 가운데서도 결막염이 제일 심했는데요, 왼쪽 눈은 회복을 했지만 오른쪽 눈은 결국 적출할 수밖에 없었어요. 치료를 받다 보니 다른 친구들은 다 새로운 가정을 찾았지만 저는 아직 카라 센터에 남게 되었습니다.

한쪽 눈은 잃었지만 장난기도 많고 넉살도 좋습니다. 처음 만난 친구들과 장난도 잘 치니까 새로운 환경에도 바로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요. 한눈이 보이진 않지만 생활하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외동보다는 다른 고양이 친구가 있는 집에 가면 외로움이 덜 할 것 같아요. 뽀송뽀송한 하얀 털을 가진 매력적인 저의 가족이 되어주실 분 안 계실까요.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문의:?카라
▶동그람이 페이스북 페이지?바로가기
▶동그람이 카카오스토리 채널?바로가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