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독도 바다에 서식했던 강치(바다사자)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벽화가 독도에 세워졌다.
해양수산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도 동도 선착장 서쪽 난간 안내판 옆 벽에 ‘독도 강치 기원 벽화’를 설치했다고 7일 밝혔다.
폭 1.7m에 높이 1m, 두께 20㎝의 화강암재질의 벽화는 강치 가족 3마리가 포효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독도에 강치가 돌아와 우리 영토를 지켜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문구도 국문과 영문으로 새겨졌다. 제작은 해양문화 전문가인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벽화 설치까지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해수부는 지난해 9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에 독도 강치 조형물 설치 허가를 요청했지만 주변 경관 훼손 문제로 심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실물 크기 동상 대신 평면 부조 형태 기원비로 수정해서 제출했는데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결국 경관 훼손이 없는 벽화로 바꿔 3수 끝에 지난 6월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독도 강치는 동해 연안에 서식하는 바다사자 종으로, ‘가재’로도 불렸다. 과거에는 독도의 강치가 3∼5만 마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일본인이 대량으로 남획하며 자취를 감췄다. 1974년 마지막으로 한 마리가 발견된 이후 무려 40여 년간 강치는 한 번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해수부는 벽화 설치와 함께 독도 주변 해역에 강치 같은 기각류(지느러미 형태 다리를 가진 해양포유류)가 살 수 있는 서식장을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울릉도에는 강치 동상을 세워 강치 복원에 대한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