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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각국서 6000여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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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각국서 6000여명 방문

입력
2015.08.0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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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일인 6일 이스마일리아에서 새 운하 입구의 육상과 물길 위에 군부대와 함정이 배치돼 경비에 나서고 있다. 이스마일리아=연합뉴스
이집트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일인 6일 이스마일리아에서 새 운하 입구의 육상과 물길 위에 군부대와 함정이 배치돼 경비에 나서고 있다. 이스마일리아=연합뉴스

이집트가 6일 동북부 운하 도시 이스마일리아 인근 운하에서 ‘제2의 수에즈운하’를 정식 개통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하루 동안 기차와 지하철의 무료 탑승을 허용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번 개통식은 군복 차림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이날 오후 새 운하에서 해군 소함대를 타고 나타나 행사장에 나타나면서 본격 시작됐다. 이후 군복에서 정장으로 옷을 갈아 입은 엘시시 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해 “수에즈운하는 이집트가 세계에 주는 선물”이라며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을 공식 선포했다.

약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공식 행사에는 삼엄한 경비 아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세계 정상급 지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을 단장으로 새누리당 박대출·김진태 의원, 해수부 전기정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등이 특사단으로 참석했다. 북한에서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표로 행사장에 왔다. 이들 외에도 여러 사업가, 취재단, 이집트 민간인 등 6,000명이 이번 행사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집트 당국은 이날 수에즈운하와 맞닿은 이스마일리아와 수에즈, 포트사이드 일대에 군인과 경찰력 등 25만명을 투입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해군 전함, 중무장한 특수부대, 경찰이 곳곳에 배치됐다.

수도 카이로에서는 새 운하 개통을 맞아 거리 곳곳에서 이집트 국기를 흔드는 시민이나 차량에 부착한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이집트 국민 다수는 이번 새 운하 개통을 계기로 이집트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은 엘시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깜짝 발표하고 나서 야심 차게 준비한 메가 프로젝트이다.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지 않은 채 국내 펀드로 기금을 조성하고 80여개 국내 업체와 4만3,000명 이상의 노동자를 동원했다. 애초 이 공사 기간은 3년 정도 예상됐으나 엘시시 대통령의 지시로 1년으로 단축됐다. 전체 72km 구간 가운데 35km 부분에는 기존의 운하와 나란한 새 물길을 냈다. 나머지 37km 구간은 새 물길 없이 운하의 깊이를 24m로 확대하고 폭도 넓혔다.

이집트 정부는 새 운하 개통으로 전체 수에즈운하 통과시간은 18시간에서 11시간으로, 대기시간은 평균 8∼11시간에서 3시간으로 약 7시간 줄어들 것으로 운하청은 예상했다. 또 새 운하가 생기면서 양방향 통행이 가능해져 하루 평균 통과선박이 기존 49척에서 97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운하청은 기대했다. 수에즈운하 통과수입도 기존의 연간 53억달러에서 2023년에는 132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란 수치도 내 놓았다.

그러나 일각에선 새 운하 사업이 일종의 과시성 사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가 유럽행 유조선의 물동량 감소에 따라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당장 수입이 대폭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전체 193km에 달하는 현재의 운하 길이에서 35km 구간만 새 물길을 낸 만큼 제2의 수에즈운하로 보기엔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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