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도 한국영화 놀이터가 될 것인가? 극장가의 여름대전이 절정에 이른 시기 충무로가 흥행 승기를 잡았다. 한국영화 ‘암살’과 ‘베테랑’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미션 임파서블5’) 등을 협공하며 올해 상반기 충무로의 부진을 씻어내고 있다.
5일 흥행 성적은 여름대전의 판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날 개봉한 ‘베테랑’이 41만4,018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으며 일일 흥행순위 1위에 올랐다. 상업성을 갖춘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선 당연해 보이는 성과다.
2위 자리를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뒤 ‘암살’을 2위로 밀어내며 1위를 달려왔던 ‘미션 임파서블5’가 2위를 차지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암살’(27만2,838명)이 2위를 지켰고 ‘미션 임파서블5’(25만4,327명)는 3위로 밀려났다. ‘베테랑’ 개봉에 따른 충격이 ‘암살’보다 ‘미션 임파서블5’에 더 많이 미친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미션 임파서블5’와 ‘베테랑’은 화끈한 액션 상업영화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며 “‘베테랑’의 개봉으로 ‘미션 임파서블5’가 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베테랑’과 ‘미션 임파서블5’ 틈바구니 속에서 2위를 지킨 ‘암살’은 1,000만 고지 등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른 영화들과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흥행속도를 유지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내주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 멀티플렉스체인 관계자는 “당분간 ‘베테랑’과 ‘암살’이 쌍끌이로 흥행을 이끌고 ‘미션 임파서블5’가 따라붙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여름시장은 한국영화의 독무대였다. 여름 흥행 1위를 한국영화가 차지해왔다. ‘트랜스포머’시리즈 등이 초여름 한국시장을 공략하며 700만 관객을 불러모으면 한국영화가 1,000만 영화로 응전하는 식이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명량’(1,761만4,677명)과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6,046명) 두 편만으로도 1,600만명 가량의 관객을 모았다.
올해는 판세가 바뀌리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2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터미네이터5’)가 개봉하고 30일 ‘미션 임파서블5’가 극장가를 찾으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한국영화를 포위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톰 크루즈가 각각 방한하며 세 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기대 밖이다. ‘터미네이터5’는 323만2,324명이 봤고, ‘미션 임파서블5’은 356만3,456명이 관람했다. 이름 값보다는 약한 흥행세다. 특히 ‘터미네이터5’의 성적표는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많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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