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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만에… 인도양 남부 추락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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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만에… 인도양 남부 추락 확인

입력
2015.08.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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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견된 비행기 날개 일부, 외부 화재·폭발 여부는 알 수 있지만

사고 규명할 내부 상황 설명 못해… 베이징 아닌 남쪽행 의문 증폭

지난달 29일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에서 발견된 여객기 잔해가 실종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과 같은 기종인 보잉 777의 부품으로 공식 확인된 가운데, 6일 베이징의 말레이시아 항공 사무소 앞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에서 발견된 여객기 잔해가 실종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과 같은 기종인 보잉 777의 부품으로 공식 확인된 가운데, 6일 베이징의 말레이시아 항공 사무소 앞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17개월 전 승객 239명을 태우고 이륙한 뒤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이 최근 발견된 잔해를 통해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잔해 발견에도 불구하고 사고원인을 둘러싼 의문은 조금도 해소되지 않아 또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편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실종자 가족들은 또다시 슬픔에 빠졌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5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 전문가팀이 최근 발견된 여객기 잔해가 MH370에서 나온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며 “이로써 MH370이 남부 인도양에서 비극적 결과를 맞았다는 물리적 증거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잔해 분석을 담당한 프랑스 조사팀의 서지 맥코위악 검사 역시 “발견된 잔해가 구조와 색깔, 표식번호 면에서 앞서 제출 받은 MH370의 특징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수색팀은 지난달 29일 수색해역에서 4,000㎞ 이상 떨어진 아프리카 동부 레위니옹섬에서 MH370편 잔해로 추정되는 비행기 날개 일부를 발견해 분석을 시작했다.

잔해 발견에 이어 말레이시아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왔지만 사고를 둘러싼 의문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올라가야 할 MH370이 반대 방향인 인도양으로 내려간 이유에 가장 큰 의문을 품어왔는데, 첫 증거물이 실제 인도양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시 MH370편은 이륙한 지 40분 만에 교신이 끊어진 뒤 말레이시아 민간 레이더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 때문에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공중납치에 의한 사막 추락, 연료 유출로 인한 회항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발견된 비행기 날개 일부 ‘플래퍼론’은 항공기 외부서 발생한 화재나 폭발 등 현상만 확인해줄 뿐, 정작 사고원인 규명에 필요한 내부 상황을 설명해줄 수 없다. 항공안전 분야 전문가인 샤운 프루츠니키 미 오하이오대 교수는 “큰 그림을 이루는 1,000개의 퍼즐 중 단 하나를 찾아낸 것 뿐”이라며 “잔해는 항공기가 인도양 근처에 추락했고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이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다는 것 정도를 확인해주지, 추락 원인과 나머지 잔해의 위치에 대해선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CNN에 전했다.

당국의 모호한 발표에 실종자 가족의 가슴은 더욱 타들어 가고 있다. MH370편에 탄 한 승객의 아내 나렌드란은 CNN을 통해 “여전히 혼란스럽고 두렵고 화가 나기까지 한다”며 “정부로부터 이번 발표에 대한 어떠한 세부 사실이나 기본사항마저도 듣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라작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원인에 대해 “규명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이번 확인으로 수색작업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수색팀은 지난 509일간 호주 퍼스 남서쪽 2,600㎞ 해양을 중심으로 첨단장비를 동원해 심해를 샅샅이 뒤졌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활력을 잃어왔다. 수색을 주도하는 호주의 토니 총리는 “많은 논란에도 사고 지점을 인도양 남부로 보고 수개월간 수색을 해온 게 헛된 일이 아니었다”며 “앞으로도 실종자 가족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날에는 레위니옹 섬에서 여객기 좌석쿠션과 창문유리 등 MH370편 항공기의 일부로 보이는 잔해가 추가로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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