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 진갑용(41)이 19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삼성은 6일 '안방 살림을 맡아온 포수 진갑용이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6일 마산 NC전에서 7회 대타로 나선 것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삼성 안방은 세대교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17년간 삼성의 안방을 책임졌던 진갑용은 후배 포수 이지영과 이흥련의 성장에 자리가 줄어들었다. 올 시즌 39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0.324, 3홈런 10타점을 올렸다. 삼성은 '진갑용이 선수로서 일주일에 2~3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을 여전히 갖추고 잇지만,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는 쪽을 택했다'고 전했다.
남은 시즌 동안 전력분석원으로 일하지만 올 시즌까지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등록 선수 신분을 유지한다. 삼성은 '선수로서의 공식 은퇴는 올 시즌 종료 후 이뤄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지도자로 다시 그라운드에 설 날을 꿈꾸고 있다. 진갑용은 구단을 통해 "공식 은퇴를 한 뒤에는 코치 연수를 고려하고 있다. 당장은 선수가 아닌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며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오랜 기간 선수로 뛰었다.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게 섭섭하지 않을 리 없지만 팀과 후배들을 위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1997년 OB(현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진갑용은 1999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3년 후인 2002년에는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활약했다. 진갑용을 빼놓고 삼성을 논할 수 없을 만큼 팀의 한 축으로 '삼성 왕조'를 함께 일궈왔다. 삼성이 달성한 총 7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진갑용은 프로 통산 19시즌 동안 18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6, 576득점 1445안타 154홈런 753홈런 13도루를 기록했다. 공격형 포수로 인정받았지만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풍부한 경험 등으로 삼성의 높은 마운드를 형성했다.
그가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 세운 마지막 기록은 국내 선수 최고령 홈런이었다. 1974년 5월8일 생인 진갑용은 지난 5월14일 대구 한화전에서 6회 대포를 쏘아 올리며 국내선수 최고령 홈런 신기록(만 41세6일)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하면 롯데에서 뛰었던 펠릭스 호세(42세8일)에 이어 두 번째 최고령 홈런이다.
사진=삼성 진갑용.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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