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나지완.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태양을 피하라."
프로야구 그라운드는 지금 무더위와 전쟁 중이다. 6일 열릴 예정이던 퓨처스리그 SK-화성전(강화)과 두산-kt전(이천)이 폭염으로 취소됐다. 시즌이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이미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선수들에게 작렬하는 태양은 피하고만 싶은 존재다. 더운 날씨에 더욱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목동 KIA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 팀의 전략 중 하나가 '햇볕을 피하라'다. 다 뿔뿔이 흩어져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이날도 넥센 선수들은 실내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날이 더워지기 전에는 늘 그라운드에 모두 나와 했던 훈련이다.
염 감독은 "후반기가 시작하면서부터 훈련을 조정했다. 더운데 다 같이 모여 스트레칭을 해 봤자 진만 빠진다"며 "타격 훈련도 자신이 치는 순서가 되면 나와서 치고 들어간다. 일찍 나가 치고 싶은 사람은 치고, 뒤에 칠 사람은 자기 타임에 나와서 치면 된다. 자기가 훈련을 하는 15분만 나가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햇빛에 나와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염 감독은 "지금은 그냥 햇빛에 나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치는 시기다"고 말했다.
넥센은 선수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경기 전 훈련을 아예 생략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선수가 이런 혜택을 받는 건 아니다. 경기에 많이 나가 체력 소모가 많은 선수들을 위주로 체력 안배를 해주기 위해서다. 염 감독은 "주전 선수들은 이렇게 하지만 임병욱이나 박헌도, 김지수 등 경기에 많이 안 나가는 백업 선수들은 그대로 훈련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KIA도 평소보다 조금 늦게 경기장에 나와 조금 일찍 훈련을 마쳤다. KIA 역시 날이 더워지면서부터 훈련량을 조금 줄이며 체력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더울수록 더욱 강해지는 삼성이 여름을 나는 법도 비슷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여름이 되면 성적이 더 좋아지는 비결에 대해 "특별한 건 없다"면서도 "많이 더울 땐 연습량을 줄여준다. 특히 (홈 구장인) 대구는 많이 덥지 않나.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은 경기 전 훈련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제 더위와의 싸움이다"며 일찌감치 무더위를 경계했다. 류 감독은 "선수들이 잘 챙겨 먹어야 한다. 특히 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지옥훈련'으로 유명한 한화도 무더위에 훈련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한화는 그동안 원정 경기 전 김성근 한화 감독이 지목하는 6명 정도의 선수들이 인근 고교 등에서 특타를 진행하고 경기에 임했다. 시즌 초반부터 계속된 원정 특타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는 한화도 피해갈 수 없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낮에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경기가 끝난 후 야간 훈련을 진행하고, 대신 경기 전 훈련을 조금 줄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 1일 KIA전을 앞두고 대전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자 이례적으로 경기 전 훈련을 취소하기도 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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