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의혹 부인… 사과ㆍ반성은 없어
교육부, 성범죄 온라인 신문고 추진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서울 서대문구 A고 교장은 “학교 내에 나를 쫓아내려는 음해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과 관련된 성추행,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A고 교장 B(55)씨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안 맞는 교장을 내쫓으려는 교사들이 있다”며“학생들의 입장과 학교 명예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B 교장은 자신과 관련된 성추행 의혹과 관련, “절대 아니고 해명할 가치도 없다”고 부인했다. 기혼 여교사에게 “애인 있느냐?”고 채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B 교장은 “음해”라고 주장했다. 작년 2월 교무부장의 노래방 성추행 사건을 묵인하고 비호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피해교사가 내 건 조건을 이행하는 것으로 합의가 돼 종결됐다. 비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교사가 가해교사의 사과와 다른 학교 전출 등을 요구해 병가 등으로 1년 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하도록 했고 올해 초 전출 보냈다는 것이다. “나는 할 일을 충분히 했다”는 것이 B 교장의 주장이다.
노래방 성추행 사건 등을 교육청에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그는“지금은 다른 학교로 간 교감에게 당시 지역교육청에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며 “이후 교감이 서면 보고를 했다고 해서 나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서류가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시 찾아보니 없다. 행정 오류가 아닐까 한다”라고 밝혔다. B 교장은 20분 넘는 통화 내내 의혹 부인과 음해 세력이 있다는 식의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가 추문에 휘말린 것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전혀 없었다.
한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성희롱ㆍ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A고 교장 B씨와 교사 등 4명에 대한 사건을 서울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수사대는 피해 여교사 및 여학생들의 진술을 청취해 성추행ㆍ성희롱 사실과 교장이 이를 묵인했는지 여부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학교 성범죄와 관련해 피해 사례를 휴대전화나 인터넷으로 신고하는‘온라인 신문고’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정 안팎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사건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온라인신문고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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