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의 신동빈 회장 지지 선언에 이어 노조까지 신 회장의 편에 선 것이다.
5일 롯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소속 노조위원장 19명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서 회의를 연 뒤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 및 경영자로서의 자질에 롯데그룹 노동조합 및 10만 직원은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협의회에는 롯데월드ㆍ롯데마트ㆍ롯데리아ㆍ롯데쇼핑ㆍ롯데카드ㆍ롯데푸드ㆍ롯데제과ㆍ롯데호텔ㆍ롯데서울면세점 등 19개 노조가 속해있다.
성명서를 낭독한 강석윤 노조협의회 의장(롯데월드 노조위원장)은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태는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전혀 기여한 바가 없다”며 “롯데그룹을 경영할 능력과 자질조차 검증되지 않은 자와 그를 통하여 부당하게 그룹을 침탈하려는 소수의 추종세력들이 불미스러운 수단ㆍ방법으로 그룹 이미지를 훼손하고 기업의 신용과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어, 이들의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80여개 계열사와 10만 직원을 안정적, 성공적으로 이끄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이 하나가 돼 조속히 경영을 정상화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영진과 협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잘라 말한 강 위원장은 “신 전 부회장은 이름만 들어봤지 한국 롯데를 경영해본 적도 없고, 잘 모르는 사람”이라며 “수십 년 간 신 회장 체제에서 일 해왔고, 롯데 규모를 이만큼 키워온 게 신 회장인 만큼 한국롯데의 임직원이라면 상식적으로 신 회장을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노조협의회는 오전에 회의를 열어 그 결과를 오후 2시에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수시간 회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동빈 체제 지지”로 회의가 50분만에 싱겁게 끝나면서 지지 선언 내용이 일찍 공개됐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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