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이 저점… 지금이 살 때"
유안타증권, 기자간담회 열어 주장
NH증권도 "긴 호흡으로 접근을 11월 이후 경제 회복세 가능성"
"자사 이해 따라 매도·매수 권유" 증권사 간 공방에 비판 시각도
증권업계의 ‘중국 증시 바닥’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후강퉁(홍콩 증시를 통한 중국본토 주식 거래)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증권이 중국 투자비중 추가 축소를 적극 권고하고 나서자, 유안타증권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고 반박하며 공방을 벌이는 양상이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일 종가 3,694.37)가 3,500에서 저점을 찍고 4,500까지 추가상승할 것이며, 장기적으론 6,100 이상 오를 것으로 판단한다”며 “중국 주식을 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6월12일 연고점(5,166.35) 도달 이후 지난달 8일(3,507.19)까지 지속된 중국 폭락장의 최대 요인을 과도한 신용거래로 꼽으면서 “신용거래 급등분이 주가 하락기를 거쳐 해소된 만큼 중국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2조2,700억위안(428조원) 수준까지 늘었던 중국 증시 신용융자잔액은 3월 수준인 8,817억위안(7월말 현재)까지 줄어든 상태다.
NH투자증권도 “중국시장은 단기적 시각이 아닌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매수 의견에 가세했다. 강현철 투자전략부장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은 G2(주요2개국)라 불리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머징(신흥)국가로, 선진국에 비해 경기 주기 및 진폭이 길고 크다”며 “이런 시장에선 특정 타이밍을 노리기보단 바닥 부근에서 주식을 쓸어모으는 ‘적립식 투자’가 적합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4월 이후 반등세라는 점을 들어 “올해 11월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국 증시 거품론이 제기된 지난 5, 6월을 기점으로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이 중국 주식에 대해 ‘중립’ 또는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증권사가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나선 것은 삼성증권의 최근 행보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3일 기존 ‘20% 이내’였던 중국 주식의 자산편입 추천 비중을 ‘10% 이내’로 재차 낮췄고 각 영업점에도 고객 위탁매매 자산 중 중국 비중을 대폭 축소할 것을 지시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후강퉁 시행(2014년11월17일) 이전 중국 증시 신용 잔고가 7,000억위안 수준이었다는 점을 들어 신용거래 거품 잔존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강퉁 위탁매매 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증권이 고객들에게 중국 주식 처분을 적극 권유하자 점유율 2위인 유안타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이 ‘중국 투자 수요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명석 사장은 “후강퉁 관련 수익이 증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치 않다”며 이런 관측을 부인하면서도 “개인적 경험상 시장 상황이 훤히 보인다 싶을 때 그걸 따라가면 정확하게 틀리더라”며 중국 매도론에 은근히 각을 세웠다.
중국 증시 전망을 둘러싼 증권사 간 공방에 비판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투자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도 손실 예방에 적극 나서지 않다가 뒤늦게 손절매를 권유하거나, 뚜렷한 시장 상황 변화도 없는데 매수 추천에 나서는 등 자사 이해를 중심으로 행동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은 5월 하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며 잠시 차익실현에 나섰을 뿐, 6월 들어 연고점을 찍은 12일까지 5월 한달 매수물량의 89%에 이르는 주식을 사들이며 이튿날부터 시작된 폭락장에 전혀 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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