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런 랜드마크 즐비
미션 임파서블5·미니언즈 등 영화 속 배경으로 인기
인근에 '파인우드' 촬영 메카로… 런던 촬영 수입 작년 2조원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미션 임파서블5’)과 애니메이션 ‘미니언즈’는 외형과 달리 공통점이 많다.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들어져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4일까지 ‘미션 임파서블5’가 모은 관객은 330만9,141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 ‘미니언즈’는 131만70명이 찾았다.
가장 큰 공통분모는 영화 속 배경이다. 두 영화 모두 런던의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조연처럼 배치돼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미션 임파서블5’는 영국 런던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오스트리아 빈과 모로코 카사블랑카를 거쳐 런던에서 절정과 결말을 맞는다. 에단(톰 크루즈)이 런던 밤거리에서 악당과 펼치는 추격전은 긴장감과 함께 고전영화의 풍미를 전한다. ‘미니언즈’는 이야기의 대부분을 런던에서 펼친다. 영국 여왕의 왕관을 탈취하려는 악당과 의도치 않게 이를 막게 되는 기이한 생명체 미니언의 활약상을 담았다.
‘미션 임파서블5’와 ‘미니언즈’ 뿐만 아니다. 런던을 주요 공간으로 삼은 할리우드영화들이 유행처럼 늘고 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영국과 런던을 전면에 내세웠다. 영국 신사의 기품이 넘치는 특수요원 해리(콜린 퍼스)를 내세워 런던의 매력을 전한다. 유서 깊은 맞춤 양복점과 해리의 영국식 아파트, 유명 맥주 기네스 등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사람 같은 곰이 주인공인 ‘패딩턴’(영화 속 곰의 이름으로 런던의 패딩턴역과 명칭이 똑같다)도, 조니 뎁 주연의 ‘모데카이’도 런던을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 ‘토르: 다크월드’(2013)와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는 외계인들과 대회전이 펼쳐지는 장소로 런던을 골랐다.
할리우드영화들이 런던으로 가는 이유는 여럿이다. 빅벤과 영국의사당, 웨스트민스터사원, 런던아이, 버킹검궁전 등 랜드마크가 즐비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하다. 안개 낀 어두운 거리와 트렌치코트를 입은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낭만을 자극한다. 톰 크루즈는 “런던은 내가 사랑하는 도시”라며 “(‘미션 임파서블5’ 마지막 부분의) 추격장면은 런던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런던 인근에 위치한 대형 촬영시설도 장점으로 꼽힌다. 런던 중심부에서 32㎞가량 떨어진 유명 스튜디오 파인우드는 영국 내 할리우드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전쟁영화 ‘퓨리’, 뮤지컬 영화 ‘숲속으로’, 대형 시대극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말레피센트’(이상 2014)도 파인우드에서 제작됐다. 해리슨 포드 등이 출연하는 블록버스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메릴 스트립 주연의 ‘서프러제트’, 대니얼 레드클리프 주연의 ‘빅터 프랑켄슈타인’도 최근 이곳에서 촬영을 마쳤다. 할리우드 스타를 만나려면 파인우드를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인우드는 할리우드 영화 촬영의 메카가 됐다. 파인우드는 런던의 관문인 히드로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출입국도 빠르다.
촬영 유치를 위한 런던 지방정부의 노력도 한 몫하고 있다. 제작사가 2,000만파운드(약 365억원)가량을 런던에서 쓸 경우 사용금액의 25%를 런던 지방정부가 보상해준다. 세계 공통어인 영어가 모국어인 우수 영화인력도 할리우드엔 매력적이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의 제작사들이 지난해 런던에서 영화와 TV드라마 촬영을 위해 쓰고 간 돈은 11억파운드(약 2조58억원)나 된다. 애드리안 우튼 영국영상위원회(BFC) 위원장은 “런던 자체가 스타 같은 매력을 분명 지녔다”며 “그러나 세계정상급 시설이나 재능 있는 인력이 없었다면 유명 영화 유치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최근 영국 일간지 이브닝스탠더드에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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