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독자 3살 아들이 귀두포피염 이라는데 큰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아이를 키우면서 음경이 붓는 일을 경험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서, 귀두포피염이라는 진단명이 생소할 것이라 생각 됩니다. 하지만 비뇨기과 의사를 하면서는 꽤 자주 보는 질병입니다. 전공의 시절 놀란 부모님들이 응급실로 내원해 당직의사를 불러 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사실 응급실로 오실 정도의 급한 질환은 아닙니다.
일단 성인이 되면 거의 생기지 않는 병이므로 체질이나 환경에 따라 어린 시절에 한 두 번 겪고 지나갈 수 있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포경 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 귀두를 둘러싸고 있는 피부를 귀두포피라고 하는데,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귀두포피의 안쪽 면은 무르고 분비물이 많은 점막 같은 피부 입니다. 어린 아이의 음경을 보신 분 들은 아시겠지만, 어릴 때는 포피가 귀두를 완전히 덮고 있는데, 이로 인해 분비물의 배출이 잘 안 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비슷한 이유로 비뇨기과에서 포경수술을 하다 보면, 포피의 내부에 분비물이 많이 쌓여있거나, 염증으로 포피와 귀두가 붙어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음경이 발갛게 붓고, 심하지는 않은 정도의 통증을 동반하지만, 열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이가 자꾸 고추를 만지고 불편해 하는걸 보고 발견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염증성 질환이지만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약한 정도입니다. 보호자들은 이 자체가 요로감염이 아닌가 걱정하거나, 이로 인해 요로 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까 걱정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 포피 안에 나오는 분비물이 쌓이지 않도록 아이를 탕 속에서 일정 시간 목욕을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위에 설명 드린 것처럼 어린 나이가 지나면 귀두가 포피 밖으로 나오게 되므로 재발이 잘 안 됩니다. 드물지만 너무 자주 재발이 되어 아이가 힘들어 하거나, 화농성 염증으로 발전하는 경우에는 포경수술로 포피를 제거해 질환을 원인을 제거 하는 것도 치료의 방법입니다.
자녀를 키우다가 음경이 붓는 일을 경험하신다면 비뇨기과를 찾아 상담을 하시되, 미리부터 너무 놀라시지는 마시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이영훈 원장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비뇨기과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다. 비뇨기종양학회와 내비뇨기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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