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주춤해 맞춤 전략 고심
미국과 유럽 자동차 시장의 회복세가 완연하다. 반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자동차업체들에게는 이중의 부담이 되고 있다. 이들 시장에서 평균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시장 감소폭보다 더 많이 위축된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시장별 맞춤 전략을 고심 중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6월 미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147만613대로, 전년 동월대비 3.9% 증가했다. 경기 회복세에 저유가, 저금리 영향이 겹친 덕분이다. 그 바람에 일본 닛산은 ‘쥬크’와 ‘캐시카이’, ‘패스파인더’ 등 소형부터 대형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얻으며 13.3% 성장률을 기록했다. SUV인 ‘레인지로버’를 앞세운 재규어 랜드로버가 10.5%, 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FCA)이 8% 판매 신장세를 보였다.
유럽 자동차 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6월 승용차 판매가 지난해 동기 대비 14.6% 늘어나며 22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임러(21.7%), FCA(18.1%), 폭스바겐(17.4%), BMW(15.1%) 등 유럽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엔저 영향으로 닛산(22.5%), 마쯔다(20.8%), 토요타(10%) 등 일본업체들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은 6월 승용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4% 줄면서 올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SUV(35.2% 증가)를 제외한 세단, 승용ㆍ화물 양용 등 전 차종의 판매량이 지난해 6월보다 줄어들었다. 중국 전체적인 경기 둔화와 주요 도시의 자동차 등록 규제, 증시 급등락이 자동차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ㆍ기아차도 고민에 빠졌다. 성장세인 미국 유럽을 비롯해 중국까지 세계 3대 시장에서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평균 3.9%)에서 3%, 유럽(평균 14.6%)에서 8.3% 성장에 그쳤다. 시장이 줄어든 중국(-3.4%)에서는 무려 -29%를 기록하며 평균보다 8배 이상 후퇴했다.
이에 현대차는 ‘싼타페’, 기아차는 ‘스포티지’ 등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차종의 신모델을 현지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SUV 중에 소형 판매량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투싼’ 보다 작은 현대 ‘ix25’와 기아 ‘KX3’의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ix25와 KX3가 중국 업체들의 소형 SUV보다 비싸지만 품질이 월등하다”며 “입소문을 타고 중국에서 판매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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