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현-전가을 릴레이 골… 통쾌한 역전승
2015 캐나다월드컵 16강 주역인 조소현과 전가을(이상 27ㆍ현대제철)이 일본을 무너뜨렸다.
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4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일본과 2차전에서 ‘캡틴’ 조소현의 동점골과 전가을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3승8무14패의 절대 열세를 뒤집고 2-1 역전승을 거뒀다. 홈팀 중국과의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일본과의 2차전까지 이기면서 2연승을 기록, 8일 예정된 북한과의 3차전에서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 여자 대표팀이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것은 2005년 1회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의 여자축구 강국으로 월드컵 우승과 준우승을 거두는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다. 이날 선제골도 전반 29분 나카지마 에미의 오른발에서 터졌다. 코너킥 이후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 라인 부근에 있던 나카지마가 강한 땅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대표팀은 이민아(24ㆍ현대제철)를 필두로 전반 막판까지 만회골을 노렸지만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이민아는 후반 5분에도 정설빈(25ㆍ현대제철)의 패스를 받은 뒤 몸을 돌려 슈팅을 날리는 장면을 연출했지만 아쉽게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세를 뒤집은 것은 지난 6월 캐나다월드컵 스페인전에서 16강의 징검다리를 놓았던 조소현의 동점골이었다. 조소현은 후반 9분 하프라인부터 공을 몰고가, 수비수들 사이로 오른발 슈팅을 날려 통쾌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중반부터 체력전으로 이어지자 윤 감독은 장슬기(21ㆍ고베 아이낙)와 전가을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장슬기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유망주로 떠오른 윤덕여호 유일의 해외파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끝나고 대기심은 추가시간 4분을 알리는 보드를 들어 올렸다.
후반 47분께 장슬기가 재치 있게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고 경험이 많은 전가을이 키커로 나섰다. 전가을이 감아찬 오른발 슈팅은 일본 수비진의 벽과 골키퍼의 손끝을 스쳐 그대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윤 감독은 승리를 이끈 조소현과 전가을에게 “기존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않아 2차전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거라 믿고 있었다. 믿음에 보답해 준 두 선수에게 고맙다”라고 전했다. 득점 직후 무릎 부상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심서연(26ㆍ이천 대교)의 쾌유 세리머니를 펼친 조소현은 “빨리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하면서 목이 메이는 듯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한편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5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일본과 2차전을 갖는다. 장신(196cm)의 김신욱이 선봉장에 설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단신인 일본은 2일 북한과의 경기에서도 키가 2m에 가까운 상대 장신 공격수 박현일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김신욱 대신 186cm의 이정협(25ㆍ상주 상무)이 투입된다고 해도 한국은 제공권에서 유리한 싸움을 전개해 나갈 수 있다.
한국은 상대의 최대 약점인 높이를 공략해 초반부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김신욱이 경기 중 골문 근처에서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특별한 동작을 주문했다. 김신욱은 최전방에 자리를 잡고 좌우에서 날아오는 크로스를 상상하며 골대 앞으로 전진하는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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