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탐험단' 참가 초등생들
색다른 체험 속 문제해결 능력 터득
청소년수련활동 인증 대폭 증가
내실있는 운영 위해 지원 늘어야
“여기 있다! 12번 맹꽁이.”
지난달 31일 오후 강원 평창군 용평면 국립 평창청소년수련원. 47만8,300㎡(약 14만 평)에 이르는 드넓은 수련원 곳곳은 초등학생들의 목소리로 왁자지껄했다. 이들은 수련원이 운영하는 청소년 특성화 캠프인‘미스터리 탐험단’에 참가한 초등학생들. 이들 31명의 초등학생들은 경남 김해, 경기 군포, 강원 봉평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다.
3박 4일 일정중 3일째였던 이날 이들은 과제를 해결하고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획득하는‘요리엔티어링’활동에 참여했다.‘요리엔티어링’은 지도와 나침반으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오리엔티어링(orienteering)과 요리의 합성어. 5~6명이 한 조를 이루어 1 시간 안에 지도에 표시된 지점에 세워진 파란색 표지판에 붙어 있는 20개 멸종위기동물의 이름을 적어오면 지도교사로부터 부대찌개의 식재료인 김치, 돼지고기, 라면사리, 소시지를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3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비지땀이 줄줄 흘렀지만 모처럼의 야외활동에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활동에 열중했다.
2조 조장을 맡은 권현진(12ㆍ김해 내동초 6학년)군은 “시간이 제한돼 있어 가는 길에서는 보이는 것만 찾고 돌아오는 길에 못 찾은 것을 메우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웠다”며 “조원들끼리 의견 충돌도 있었지만 서로의 의견을 조금씩 수용하면서 단합한 결과 모든 재료를 획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겸(11ㆍ군포 신흥초 5학년)군은 “캠프에 오지 않았다면 집에서 TV를 보거나 학원을 갔었을 것”이라며 “친구들과 마음껏 노니 활력이 난다. 헤어지기 싫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청소년 수련시설의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립 평창수련원의 ‘미스터리 탐험단’처럼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프로그램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청소년 수련시설의 종합안전점검을 의무화한 청소년활동진흥법 개정, 150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가하거나 수상ㆍ산악 등 위험도가 높은 활동의 의무적인 인증을 골자로 한 시행규칙 제정 등 청소년 수련활동에 대한 안전관리제도가 강화됐다. 2006년 도입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수련활동인증제도’는 대표적인 청소년 수련시설 안전인증 제도로 2012년 212건이었던 인증건수는 지난해 1,553건에 이를 정도로 증가했다. 평창 청소년수련원의 ‘미스터리 탐험단’도 2009년 11월 청소년활동프로그램 인증을 받았다.
내실있는 운영을 위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병국 순천향대 청소년교육ㆍ상담학과 교수는 “운영비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전문인력이 상주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는 공공수련시설도 많다”며 “청소년 성장에 필요한 양질의 프로그램의 안전하고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서는 공공 수련시설에 대한 국가 또는 지자체의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글ㆍ사진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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