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부당전보 피해 직원에 2억 손배소

자음과모음, 부당전보 피해 직원에 2억 손배소

언론노조 “부당행위 제기한 직원 입 틀어 막으려 거액 손배소” 비난

문학 편집자를 물류창고로 발령 내 논란을 일으킨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해당 직원과 퇴사한 직원에 대해 2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이하 출판지부)는 4일 “자음과모음은 소송을 철회하고 노조와 성실히 교섭에 임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출판지부는 “자음과모음 강병철 사장이 지난달 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편집자 윤정기씨와 퇴사한 이모씨를 상대로 2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며 “강 사장은 회사의 부당 행위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직원의 입을 틀어막으려 하면서, 한편으로는 노동자에게 거액의 손배소를 날렸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앞서 출판지부 간부와 조합원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한 바 있다.

자음과모음에 편집자로 입사한 윤씨는 3월 물류창고로 발령 받은 뒤 6월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 발령을 인정받아 지난달 27일 본사 편집팀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편집부와 격리돼 원고 교정교열 작업만 주어진 데다가 인트라넷 접근을 차단,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판지부는 자음과모음 출판사와 강병철 사장에게 △2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 철회 △출판지부 조합원 등에 대한 형사고소 철회 △교섭에 임해 윤정기씨 노동 조건을 해결할 것 등을 요구했다. 출판지부는 “자음과모음이 윤정기씨를 부당 발령했다고 판결 받은 데다 노사 관계의 기초인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 등 근로기준법 위반을 확인 받았음에도 강병철 사장은 오히려 자신과 회사의 명예가 실추되고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며 배상을 청구했다”며 “강병철 사장이 과연 손해배상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 “지난 5월29일 발표한 ‘자음과모음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필자 및 저자 공동선언문’에 이은 2차 선언을 준비 중”이라며 “필자와 역자, 출판노동자, 독자 등 300여명이 참여한 2차 선언문을 통해 자음과모음 출판사에 엄중한 경고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편집자 윤씨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고소고발로 일관하는” 강병철 사장을 규탄하며 “앞으로도 외부적 압박과 내부적 동력을 조직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