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7)가 '특별 휴가'를 받았다. 좀처럼 타격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탓에 재정비할 수 있는 열흘 간의 시간을 줬다. 질책성 1군 제외는 아니다.
양상문 LG 감독은 4일 잠실 NC전에 앞서 "타격 기술이나 본인이 갖고 있는 기량의 문제가 아니다"며 "계속 내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해서 데려온 선수인데 안 좋은 결과가 나와 본인도 스트레스가 심했다. 열흘간 야구를 떠나 마음을 가다듬으라고 했다"고 2군행을 설명했다.
히메네스는 잭 한나한의 대체 선수로 6월17일 KIA전에서 신고식을 치렀다. 데뷔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를 쳤고, 이튿날에는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6월 한달 동안 10경기에서 타율 0.302 2홈런 10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한나한과 달리 3루 수비도 하면서 핫코너를 지켰다. 그러나 7월부터 바닥을 쳤다. 7월 타율은 0.192로 급락했고, 이달 2경기에서도 8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결국 히메네스는 넥센 브래드 스나이더와 같은 조치를 받았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시간을 준 것이다. 스나이더는 시즌 초반 두 차례나 전열에서 이탈했다. 4월초에 1군에서 빼지 않고 사흘간 휴가를 줬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자 더 많은 시간을 주고자 4월말 1군에서 뺐다. 2주 넘게 2군에 머문 스나이더는 5월12일에 다시 돌아와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월간 타율은 5월 0.256, 6월 0.314, 7월 0.384로 점점 상승했다.
LG 역시 이번 2군행이 히메네스의 반등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양 감독은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덜고 편안하게 있다가 오라고 했고 본인도 고맙다면서 받아들였다. 운동을 하고 싶으면 하고 타격 훈련이 필요하면 코치들에게 요청하라고 했다. 또 실전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뛰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LG는 히메네스가 빠진 4번 자리를 정성훈에게, 3루 수비는 양석환에게 맡겼다. 양 감독은 "정성훈이 제일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LG 히메네스(왼쪽), 넥센 스나이더.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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