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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태양 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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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태양 바라기

입력
2015.08.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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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 해바라기들이 온 마을에 활짝 피어 마치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환상에 빠지게 된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 해바라기들이 온 마을에 활짝 피어 마치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환상에 빠지게 된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숭배와 기다림의 꽃말을 가진 해바라기는 가슴 아픈 전설을 갖고 있다. 태양의 신 아폴론을 짝사랑했던 물의 요정이 9일 동안 사랑을 갈구하다 앙상하게 말라버린 이야기다. 한곳에 서 있던 요정의 다리는 뿌리로 변해 땅에 박혔고 야윈 몸은 녹색 줄기로, 작고 귀엽던 얼굴은 태양을 닮은 커다란 해바라기 꽃이 되었다고 한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해바라기가, 폭염으로 열병을 앓고 있는 경기 양평 무왕리에 만개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쓰레기매립장 옆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작은 마을이 꽃으로 입 소문이 난 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달 29일은 해바라기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가 세상을 뜬지 125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의 그림이 살아온 듯한 꽃 무리에 앉으면 누구나 화폭의 주인공으로 변할 것 같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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