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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장애 고교생 투신…학교폭력 은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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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장애 고교생 투신…학교폭력 은폐 논란

입력
2015.08.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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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 부모 “왕따 등 가혹행위”

경북 안동시의 한 고교에서 지난해 가을 교우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학생이 야간자율학습 도중 4층 교실에서 뛰어내린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학교 측이 이를 단순사고로 처리, 학부모 측이 반발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 9월 19일 밤 안동시 K고교 4층 1학년 교실.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B군은 갑자기 교실 창문을 통해 투신,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당시 충격 등으로 B군은 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지금도 수시로 병원을 드나들어야 할 정도여서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부모 A(45)씨는 B군이 투신하게 된 것은 같은 반 학생들의 조롱 등 학교폭력 때문으로,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과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학생들의 B군 책상에 가래침을 뱉고, 악기를 부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안 B군 부모는 학교 측에 대책마련을 촉구했지만 무시됐고, 결국 투신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B군은 틱장애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어 입학 전 상담을 통해 정상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특별히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입학했다. 특히 틱장애는 뇌의 이상으로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를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으로, 학교에서 놀리거나 따돌리면 증상이 심해지고 사회성에 문제가 생긴다.

A씨는 “학교 측은 ‘야간자율학습 중 졸음방지 껌을 씹다가 자살하려고 4층에서 뛰어내렸다’며 투신 책임이 전적으로 우리 아이에게 있는 것처럼 도교육청에 허위 보고했다”며 “이 때문에 치료비와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도교육청은 B군을 괴롭힌 3명에 대해 반성문 제출로 그쳤다.

학교 측은 A씨가 도교육청과 청와대 등에 진정하는 등 반발하자 뒤늦게 가해학생들에게 교내봉사명령을 내리고 감찰에 착수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단순 안전사고로 보고하는 바람에 학교장 재량으로 끝낼 사안으로 알았다”며 “학교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찰을 실시 중”이라고 해명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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