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별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구 민주계의 거목인 박상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4일 오전 11시 지병으로 별세했다. 76세.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 2년 간 판사를 한 뒤 1966년 광주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순천지청장까지 20년 간 검사로 공직에 있었다. 이후 87년 민주당 비민주법률개폐특별위원장을 맡아 정계에 입문해 고향인 고흥에서 5선을 했으며, 김 전 대통령의 신임 속에 1998년 47대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고인은 국민회의에서 두 차례, 새천년민주당에서 한 차례 등 총 3번에 걸쳐 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2008년 2월에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새천년민주당을 합친 통합민주당의 공동대표로 선출돼 혼란스러웠던 야당의 분열을 봉합했다. 현역 시절 지방자치법, 통합선거법, 안기부법 개정 등 굵직굵직한 입법 실적이 많아 ‘법안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열성적으로 의정활동을 벌였다.
91년 신민당 시절 당 대변인을 맡은 고인은 정당 대변인의 역할 모델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특히 서울대 법대 동기로 자취까지 함께 한 ‘절친’ 박희태 당시 민자당 대변인과의 수준 높은 설전은 지금도 정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박 전 국회의장은 이날 절친의 별세 소식에 “같이 대변인을 하고 원내총무도 동시에 하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참 합리적이었고 말이 잘 통했다”며 “건강이 안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벌써 가시다니 비통하다”고 말했다.
고인의 정확한 병명은 가족의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부인 김금자씨와 딸 유선ㆍ민선, 아들 태희씨 등 1남 2녀.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고인의 5촌 조카다. 빈소는 서울 성모병원 12호실, 발인 6일, 장지는 경기 광주. (02)2258-5940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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