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두산은 올 시즌 90경기를 치르면서 블론 세이브가 13번으로 많았다. 팀 블론 세이브 최다 2위다. 가장 적은 삼성(5개)과 비교하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70이지만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5.55로 뛰어 오른다. 그만큼 두산의 뒷문은 불안하다.
두산이 선두싸움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한 뒷문은 후반기로 갈수록 더욱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시즌 막판 마무리가 무너져 당하는 역전패는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특히 두산을 제외하고 삼성과 NC, 넥센 등 선두 싸움을 하는 팀들은 굳건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 마무리 임창용은 3승2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67을 올리고 있고, 넥센 손승락은 3승3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 중이다. NC 임창민은 1승3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거뒀다.
반면 두산은 전반기 내내 마무리 투수로 고민했다. 지난 시즌 마무리를 맡았던 이용찬이 상무에 입대하면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 노경은을 낙점했다. 그러나 노경은은 스프링 캠프에서 훈련 중 타구에 턱을 맞는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윤명준을 마무리 투수로 세웠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윤명준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5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노경은이 다시 마무리 투수 보직을 이어 받았지만 그 역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두산의 마무리 고민은 꼬여만 갔다.
하지만 이제 걱정을 덜었다. 이현승이 마무리를 맡으면서 고민이 확 줄었다. 이현승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손가락 부상을 입어 재활에 매진했고, 지난 6월 9일 1군에 복귀했다. 6월에는 9경기에서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에 그쳤지만 본격적으로 마무리 투수로 나서면서 거침없는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다. 7월부터는 11경기에서 1승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의지 또한 남다르다. 이현승은 "'불펜이 약하다, 불펜 때문에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두산은 재활 중이던 에이스 니퍼트가 5일 선발로 복귀하면서 선발진을 재정비했다. 여기에 든든한 마무리 이현승까지 가세하면서 마운드를 더욱 높이고 있다. 선두 싸움의 조건을 모두 맞춘 셈이다.
사진=두산 이현승.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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