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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싶어" 거리로 나간 위탄 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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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싶어" 거리로 나간 위탄 배수정

입력
2015.08.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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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대신 싱어송라이터로 출발

지난달 31일 청계천 광통교 아래에서 거리 공연을 하는 가수 배수정. 에코글로벌그룹 제공
지난달 31일 청계천 광통교 아래에서 거리 공연을 하는 가수 배수정. 에코글로벌그룹 제공

“엘, 이즈 포 더 웨이 유 룩 앳 미.”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서울 청계천 광통교. 다리 밑에서 나탈리 콜의 ‘러브’를 부르는 한 여인 앞에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퇴근길 회사원들이 멈춰 박수를 보탰다.

노래의 주인공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으로 처음 뵙고,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온” 배수정(30)이다. 그의 길거리 공연을 지켜보던 직업 군인 박정훈(26)씨는 “배수정의 노래를 직접 듣고 싶어 휴가를 내 창원에서 올라왔다”며 웃었다.

2012년 MBC ‘위대한 탄생’ 준우승자인 배수정. 그가 거리로 나선 이유는 “노래를 하고 싶어서”다. 당연한 말이지만 절박하다. MBC 출신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타 방송사 출연에 걸림돌이 됐다. 소속사를 잡기도 쉽지 않았다. “내가 만든 곡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더니 소속사들이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이 때 용기를 주고 회사도 추천해 준 분이 ‘위대한 탄생’ 멘토였던 이선희 선생님이었어요.”

영국 런던정경대 수학경제학 전공,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근무, 영국 공인회계사 자격증 취득.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하고 배수정은 가수가 되기 위해 2013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토익학원 리스닝 테스트 성우부터 백화점 아르바이트까지 했다. 배수정은 “영국에서는 열여섯이 되면 독립해 생활비를 벌어 쓴다”며 데뷔 전 부업을 추억처럼 늘어놓았고, 길거리 공연도 “보석 같은 경험”이라며 설렜다. ‘명랑처자’가 따로 없다.

배수정은 자기 노래를 부르기 전 프로듀싱팀 아이코닉사운즈에서 작사?작곡가(소피아배)로 활동했다. 그룹 미쓰에이 ‘스턱’과 씨스타의 ‘굿타임’ 등이 그의 작품이다. 배수정은 “‘위대한 탄생’에 출연한 뒤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가수 곡으로 노래를 부르니 제 옷이 아닌 거 같더라고요. 음악인으로 오래가려면 결국 자기 얘길 해야 하는데 그럼 곡을 써야겠구나란 생각이 든 거죠.”

회계사로서 안정적인 삶에 대한 미련은 없을까. “한 경제잡지를 보니 20년 안에 사라질 직업 중 하나로 회계사가 꼽혔더라고요. 가수를 시작한 일에 후회는 없어요.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하며 살았을 테니까요. 하하하”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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