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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외모 바뀌는 남자… 배우 123명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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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외모 바뀌는 남자… 배우 123명 동원

입력
2015.08.0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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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자고 나면 모습이 바뀐다. 나이도, 인종도, 심지어 성별도 달라진다. 하루하루를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 기구한 운명의 어느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낭만의, 낭만에 의한, 낭만을 위한 영화다.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로맨스를 위해 봉사한다. 매일 얼굴과 몸이 바뀌는 남자라는 초현실적 설정부터가 로맨스 분위기를 돋운다. 때론 근사한 외모로 하루를 보내고 구겨진 얼굴로 또 다른 하루를 보내야 하는 남자의 가혹한 운명은 낭만을 자극하기 충분하다(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멋진 외모로 만나고 싶어 며칠 동안 잠을 자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직업도 낭만적이다. 변화무쌍한 외모의 소유자 우진의 직업은 가구 디자이너. 그의 마음을 한번에 채가는 여자 이수(한효주) 역시 고급 가구점에서 일한다. 맞춤형 가구를 구상하고 나무를 다듬은 뒤 매만지는 남자의 모습도, 차분한 윤기가 흐르는 목재가구들 사이에서 단아하게 빛나는 여자의 외모도 낭만적이다. 사랑이 펼쳐지는 공간은 고급스러운 바 또는 아날로그의 정취가 물씬한 공방이다.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도, 휴대폰도, 스마트패드도 모두 A사 제품이다. 가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 그럴 수 있다고 하나 멋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오브제라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유일하게 등장하는 해외 장소조차 보헤미안의 도시 (체코) 프라하다.

낭만에 전적으로 기댄 영화답게 어떤 이의 외모가 아닌 그 사람의 마음과 정취를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예상대로 스크린을 지배한다. 판타지에 가까운 파격적인 설정으로 출발한 이야기는 기대 밖으로 평이하게 진행되다가 예측 가능하게 매듭짓는다. 매일 외모가 달라지는 남자를 사랑하다 여자는 가슴앓이를 하고 그런 여자의 아픔을 남자는 참지 못한다. 126분의 상영시간이 안단테로 흐른다.

평지를 달리는 듯한 이야기에 굴곡을 주는 건 다채로운 배우와 유머다. 우진을 연기하기 위해 123명의 배우가 동원됐다. 무명의 배우와 낯선 외국인이 포함됐고 대중의 눈에 익은 배우도 적지 않다.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이범수 김상호 이현우 이진욱 김주혁 김희원, 여자배우 박신혜와 고아성 천우희, 그리고 일본 여자배우 우에노 주리도 우진을 연기한다. 여러 배우들의 연기 결을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이 영화의 상업적 무기다. 우진이 외국인이 됐을 때 외국어를 말하면서도 외국어는 못 알아듣는다는 설정, 불량배 역을 도맡았던 배우들이 낭만에 가득한 우진을 연기할 때의 이질감이 웃음을 부른다. 여러 CF광고로 유명한 백감독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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