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골프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의 성적을 올린 박인비는 9언더파 279타로 2위를 기록한 고진영(20·넵스)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우승 상금 45만 달러(약 5억2,000만 원)도 손에 넣었다.
박인비는 지난 201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과 US여자오픈, LPGA챔피언십(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등 3개 메이저대회 정상에 서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했지만,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을 놓치면서 기록 작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앞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이상 미국), 캐리 웹(2001년·호주), 안니카 소렌스탐(2003년·스웨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박인비의 메이저대회 우승 페이스는 놀라울 정도다. LPGA 공식 홈페이지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인비는 남녀 통틀어 타이거 우즈(남·26년3개월15일)와 미키 라이트(여·26년8개월1일) 다음으로 이른 나이에 메이저대회 7승째를 거뒀다. 박인비(27개월21일)는 전설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남·27년4개월29일)보다도 4개월 이상 이른 나이에 메이저대회 7승을 올렸다. 그는 LPGA 투어에서 올린 16승 가운데 무려 43.8%에 해당하는 7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박인비는 우승 후 "올해 목표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이었는데 그걸 꿈같이 이루게 돼서 정말 기분 좋다. 이번 주는 컨디션이 좋지 못해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한 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소감에 대해서는 "커리어의 마지막 목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빠른 시일에, 이른 나이에 큰 꿈을 이루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또 하나의 진기록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한다면 좋을 것 같다"며 '슈퍼 그랜드슬램(현존 5개 메이저대회 석권)' 달성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LPGA 사상 슈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웹이 유일하다.
한편 박인비는 오는 7일부터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사진=박인비.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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