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현지에서 교민들을 상대로 낙찰계를 꾸린 뒤 13억여원을 가로챈 50대 여성 계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멕시코시티 한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5개의 낙찰계를 조직해 28명에게 1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사기)로 최모(55ㆍ여)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낙찰계주가 첫 번째로 목돈을 타고 이자도 내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한두 달 간격으로 5개의 낙찰계를 만들어‘돌려막기’식으로 계를 운영했다. 최씨의 낙찰계는 한 번에 약 1억6,000만원의 곗돈을 매달 가장 높은 이자를 내겠다고 하는 계원에게 낙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씨는 자금난에 시달려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지난달 16일 1억2,000여만원 상당의 다섯 번째 낙찰계를 조직한 뒤 계원 중 첫 번째로 곗돈을 받아 이 가운데 8,000여만원을 빌린 돈을 갚는 데 썼다. 그리고 남은 4,000여만원을 들고 지난달 23일 가족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하려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조사 결과 2005년 멕시코에 입국한 최씨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채무에 시달리자 교민들에게 돈을 빌려 직접 식당을 차렸고, 이후 맛집으로 제법 유명세를 탔지만 빌린 돈의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이 같은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멕시코에 나가 있는 경찰 주재관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한 후 최씨 귀국 일정을 알아내 검거했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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