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 구자욱(22)의 기세가 멈출 줄 모른다.
구자욱은 2일 잠실 두산전에서 1-3으로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나서 장원준에게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날 앞선 세 타석의 침묵을 깨는 그의 첫 안타이자 지난달 3일 대구 LG전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21경기'로 늘리는 안타였다.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의 활약이다. 2012년 입단 첫 해를 2군에서만 머물렀던 구자욱은 이듬해 상무에 입대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 주전이 확고한 삼성에서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 지에 대해 물음표가 붙어있었지만 실력으로 모든 우려를 날렸다.
처음 겪는 1군 풀타임도, 무더위도 그를 막질 못한다. 타율은 0.350로 전체 3위에 올라있다. 보통 신인들이 초반에는 선전을 하다가도 상대팀에 전력 분석을 당한 뒤에는 속절없이 무너지곤 하지만 구자욱은 오히려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자욱의 후반기 타율은 0.451에 이른다.
상대팀 감독도 깜짝 놀라게 하는 실력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구멍이 난 포지션을 다 가서 막더라"며 "야구에 대한 감을 잡은 것 같다. 신이 나서 더 잘 할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구자욱은 올해 1루수와 3루수, 중견수, 우익수 등 4개의 포지션을 소화했다.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히트상품'으로 구자욱을 콕 집었던 사령탑을 흐뭇하게 하는 건 당연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생각보다 잘 버텨주고 있다. 힘들단 얘기도 한 번 안 한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야구가 잘 되니까 힘든 줄도 모를 것이다. 원래 야구가 안 되면 조금 아파도 엄청 아픈 것 같고, 잘 될 땐 아파도 괜찮은 것 같다"며 웃었다.
정작 구자욱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구자욱은 "타격감이 좋진 않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그는 "기록을 신경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웃이 되면 너무 아쉽다. 잘 맞은 타구가 잡힐 땐 아쉬움이 진짜 크다"며 끝없는 열정을 드러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