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비 온 뒤 땅 굳는다'는 말처럼 SK 에이스 김광현(27)은 흔들리지 않고 더욱 단단해졌다. 지난달 9일 대구 삼성전 당시 빈 글러브로 상대 주자를 태그 아웃 시켜 '양심 고백 논란'에 휩싸여 마음 고생을 했고 팔꿈치 통증까지 겹쳐 몸도 마음도 아팠던 그였다.
하지만 김광현은 역시 김광현이었다. 19일 만에 돌아온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에서 6⅔이닝 2실점 호투로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팀이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바람에 시즌 10승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고, 결국 2일 인천 LG전에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김광현은 이날 선발 등판해 8이닝 2실점(비자책) 역투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총 투구 수는 96개로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완투를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어깨 부상을 털고 1년 만에 복귀한 불펜 투수 박정배가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바통을 넘겼다. 김광현의 직구 최고 시속은 152㎞를 찍었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을 던졌다.
팀 타선도 김광현의 역투에 화끈한 방망이로 화답했다. 타선은 구단의 시즌 2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2번 타자 박정권은 선제 2점포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돋보였다. 또 3경기 연속 홈런도 이어갔다.
김광현은 경기 후 "초반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4일 휴식 후 등판이라 완투 욕심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투구 수를 많이 줄여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던 게 좋았다. 또 체인지업으로 타자들과 좋은 승부를 했던 것이 소득이다. 앞으로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 모두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김광현의 제구와 완급 조절이 매우 좋았다"고 칭찬했다.
사진=SK 김광현.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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