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시민 1100명 부산서 출항
역사 현장 방문 등 교감의 시간
한일 시민 1,000여명이 한 배에 올라 한국 러시아 일본 3국의 바닷길을 항해하는 ‘2015 피스&그린보트’가 2일 희망의 닻을 올렸다. 2005년 시작해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는 이번 항해는 광복 70년과 한일수교 50년을 맞아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오후 7시 부산항을 출발한 3만5,000톤급 크루즈여객선 ‘오션드림호’ 선상에서 열린 출항식에는 한일 양국에서 시민, 어린이 등 550여명씩 모두 1,100여명이 참여했다. 또 특별 게스트로 한국에서는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 김홍신 전 국회의원, 권철현 전 주일대사,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 미술가 임옥상씨, 산악인 엄홍길 대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소설가 은희경 김연수씨, 소리꾼 장사익씨, 윤순진 서울대 교수 등이 초대됐다.
일본에서는 간 나오토 전 총리, 와카미야 요시부미 전 아사히신문 주필, 이다 데쓰나리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 히로시마 원폭피해자 사사모리 시게코 등이 함께 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출항식 인사말을 통해 “여덟 번째 피스&그린보트의 여정은 지나온 70년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그리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 참가자들은 국적과 나이를 초월해 서로에 대해 배우고 공감하는 특별한 화합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요시오카 다쓰야 피스보트 공동대표는 “이 배는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지 정확히 70년째가 되는 8월 9일 나가사키에 간다”며 “한일 시민이 신뢰를 키워 지속 가능한 평화로운 동아시아가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양국 역사화해와 협력을 위한 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선상프로그램과 기항지 탐방 등이 계획돼 있다. 어린이에게 환경 교육을 실시하는 어린이선상학교와 공직자의 환경 의식을 제고하는 선상리더십 과정도 함께 열린다. 9박10일의 항해는 부산항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홋카이도, 나가사키, 후쿠오카를 거쳐 11일 다시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 측에서 환경재단과 한국일보가, 일본 측에서는 환경단체 피스보트가 공동 주최한다. 한국일보는 양국 인사들이 펼치는 심도 있는 선상대담과 작가들의 역사현장 방문기 등을 연재할 예정이다.
부산=김영화기자 yaa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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