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대표팀 동아시안컵 첫 경기
김정미 선방 중국과 1차전 1-0 승리
한국 여자축구가 맏언니 골키퍼 김정미(32ㆍ현대제철)의 슈퍼 세이브에 힘입어 동아시안컵 첫 승을 신고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중국과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중국과의 대표팀 상대 전적을 4승5무23패로 만회했다. 올해 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4개국 친선 경기 3-2 승리에 이어 2연승이다.
이날 한국은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8강 진출팀 중국을 상대로 초반부터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FIFA 랭킹 17위 한국은 홈 그라운드의 중국(14위)을 맞아 전혀 기죽지 않는 플레이를 이어나갔다.
대표팀은 여자월드컵에서 선전한 지소연(25ㆍ첼시 레이디스) 박은선(30ㆍ이천대교), 조소현(28ㆍ현대제철), 전가을(28ㆍ현대제철) 등이 전력에서 빠졌지만, 최정예 부대로 꾸려진 중국을 전반전서 압도했다. 중국 수비진을 뒤흔들던 한국은 결국 전반 26분 정설빈(26ㆍ현대제철)이 페널티박스 라인부근에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려 1-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에 위기를 맞았다. 전열을 가다듬은 중국은 다소 느슨해진 한국 수비진의 빈틈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전반에 과도하게 힘을 뺀 한국은 후반에 체력저하를 보이며 상대에게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내줬다.
김정미는 팀이 위기에 몰린 후반에 투혼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후반 9분 중국의 절묘한 로빙 슈팅을 멋지게 펀칭했다. 후반 21분에는 중국 공격수와 1대1 상황을 맞았지만,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정미는 후반 35분 볼다툼 과정에서 중국 선수와 충돌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배를 움켜잡고 통증을 호소한 그는 5분이 넘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곧 힘을 낸 김정미는 교체를 마다하고 골문을 지켰다. 그는 추가시간 회심의 중거리 슛마저 선방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캐나다 여자월드컵 프랑스와 16강전에서처럼 이날도 김정미의 투혼은 빛났다. 후반 김정미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한국은 대회 첫 경기부터 주저앉을 뻔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후 “실점하지 않고 이겨서 기쁘다. 동생들이 전반과 후반 초반까지 경기를 잘해줘서 이후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겸손해했다.
윤 감독도 “전력을 100% 가동하지 못했으나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잘해줬다.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며 김정미를 비롯한 선수들의 활약에 고마워했다.
한편 대표팀은 4일 일본과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한국으로선 고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과 경기에서 입은 출혈이 워낙 심한 탓이다. 김정미는 갈비뼈 부근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이고 심서연(27ㆍ이천대교)도 무릎 부상을 입었다. 이금민(22ㆍ서울시청)과 김혜리(26ㆍ현대제철)도 다리 상태가 온전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4일 같은 장소 에서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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