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가족들이 개인용 경비행기를 타고 가다 추락해 사망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밀라노를 출발해 영국 햄프셔 블랙부쉬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경비행기가 공항 착륙 직전 공항 주차장에 추락했다. 추락 후 경비행기는 불길에 휩싸인 채 폭발했고 조종사를 포함한 탑승자 4명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주차장에는 많은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으나, 더 이상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트기에는 빈 라덴의 의붓 어머니 라나 하심과 그의 딸 사나 빈 라덴, 사위인 주하르 하심, 그리고 요르단 출신의 조종사가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의 아버지 모하메드 빈 아와드 빈 라덴(1967년 사망)은 20여명의 부인과 54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망한 라자 하심은 그 부인들 중 한 명이다. 모하메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한 억만 장자이며, 이번에 희생된 빈 라덴의 가족 또한 사우디의 대형 건설회사 소유자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는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인 엠브라에르가 만든 ‘페놈 300’ 기종이며 가격은 700만파운드(약 127억7,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찰은 사망자 신원에 대해 말을 아끼는 한편, 블랙박스 등을 수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영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본국으로 보내 조속한 장례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며 “이번 사고와 관련, 영국 수사 당국과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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