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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킬러' 박종훈 '프리미어 12'서 통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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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킬러' 박종훈 '프리미어 12'서 통할 만하다

입력
2015.08.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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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2008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전. 한국이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이 내려가고 정대현(롯데)이 마운드에 올라갔다. 잠수함 정대현은 독특한 투구 폼으로 상대 타자를 6-4-3 병살타로 요리하고 한국의 전승 금메달 신화를 완성했다.

국제 대회에서 언더핸드 투수의 경쟁력은 굉장히 크다. 해외 리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유형이라 처음 상대하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진다.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큰 무대에서 정대현이 위력을 발휘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는 떠오르는 신형 잠수함이 있다. 정대현의 군산상고 후배이기도 한 SK 박종훈(24)이 어릴 때부터 가슴 속에 태극마크의 꿈을 품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올해에는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가 열리는 만큼 대표팀 승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크다.

박종훈은 최근 보기 드문 극단적인 언더핸드 유형이다. 공을 놓는 지점이 거의 땅바닥에 닿을 정도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움직임(무브먼트)이 워낙 좋아 제구가 잡히면 상대 타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지난달 31일 인천 LG전에서는 7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 막는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하며 3승째를 수확했다. 언더핸드에 강한 왼손 타자가 주를 이룬 LG 타선에 삼진은 무려 8개를 뽑아냈다.

또 박종훈의 생소한 투구 폼은 외국인 타자를 상대로도 빛을 발했다. 주요 외국인 타자 상대 성적은 롯데 아두치 12타수 2안타, NC 테임즈 3타수 무안타, 넥센 스나이더 2타수 무안타, kt 마르테 2타수 무안타, LG에서 방출된 한나한 2타수 무안타, KIA 필 4타수 1안타. 필은 박종훈에 대해 "이렇게 아래에서 올라오는 투수는 지금까지 별로 본 적이 없다"면서 "그래도 안타 1개는 치지 않았나"라고 멋쩍게 웃었다.

2011년에 프로 데뷔한 박종훈은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처음으로 1군 풀타임을 뛰고 있다. 그 동안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력과 느린 퀵모션을 바로 잡아 경쟁력을 더했다. 박종훈은 "동아시아 대회와 야구 월드컵에는 나가봤는데 어릴 때부터 꿈 꿨던 것은 성인 대표팀"이라며 "그 동안 나갔던 국제 대회에서는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나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프리미어12에 정말 가고 싶다"면서 "올해 올스타전에 참가해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하며 궁금한 걸 물어보고 얻을 수 있는 게 많았다. 만약 대표팀에 뽑힌다면 나라를 대표하는 자부심은 물론 개인적으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진=SK 박종훈.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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