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정말 즐기면서 경기한 것 같다."
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 후 고진영(20·넵스)이 한 말이다. 그는 지난달 1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후에도 전인지(21·하이트진로)의 즐기는 면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고진영이 마침내 경기를 즐기고 있다. 좋은 성적도 자연스레 따라오고 있다. 고진영은 이날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는 4개를 골라내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로 테레사 루(대만)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로써 그는 생애 첫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달 전인지처럼 메이저대회에서 기적의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진영은 라운드 내내 미소를 짓는 등 밝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즐겼다는 전언이다. 그는 전반에만 버디 3개를 잡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16번홀(파4)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선두로 도약했다. 경기 후 그는 "떨리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 선수들과 경기하는 색다른 경험을 해 굉장히 즐거웠다"고 말했다.
반면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마크했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이날 샷감각에 기복을 드러내며 1위에 1타 뒤진 3위(7언더파 209타)로 밀려났다. 4위에는 6언더파 210타를 친 미야자토 미카(일본)가, 5위에는 5언더파 211타의 성적을 낸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자리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이날만 3타를 줄이며 선두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고진영과는 불과 3타 차다. 박인비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링크스 코스다. 그런 만큼 4라운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쥘 경우 그는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금자탑을 쌓는다. 앞서 그는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1승), US여자오픈(2승), 위민스 PGA챔피언십(3승)에서 정상에 올랐다.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컵을 추가할 경우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62년), 팻 브래들리(86년), 줄리 잉스터(99년), 캐리 웹(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2003년)과 함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역대 7명 중 한 명이 된다.
호주 교포 이민지(19)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박인비와 함께 공동 5위에 위치했다. 전날 공동 2위였던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1타를 잃으며 공동 8위(4언더파 212타)로 순위가 내려갔다.
사진=고진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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