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주력제품인 올레드 TV 라인업을 배로 늘리면서 두께 4㎜대의 초슬림 TV를 선보여 글로벌 TV 시장의 '두께 전쟁'에 불을 붙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내놓은 55인치 올레드 TV 3가지 모델의 두께는 4.8㎜로 기존 5㎜대에 비해 1㎜가량 두께를 줄였다.
슬림형 스마트폰이 6∼7㎜대인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보다 훨씬 얇은 TV인 셈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 5대를 와이어로 천장에 연결, 공중에 띄우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초경량(14㎏) 제품이란 점과 넓은 시야각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히 우리 제품의 두께가 더 얇다는 식의 과거 두께 경쟁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면서 "아트 슬림형 올레드 TV는 디자인 전략 측면에서 활용도가 크다. 특히 곡면 올레드 TV의 경우 얇은 두께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LCD(액정표시장치) 진영에서 본격적으로 두께 전쟁을 펼치는 브랜드는 전자왕국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소니다.
소니는 최근 브라비아(Bravia) 4K LCD TV인 X900C와 X910C 시리즈를 4.9㎜의 두께로 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소니가 초슬림 TV를 선보인 비결을 집중 분석했다.
LCD TV는 액정 뒷면에서 빛을 비춰주는 광원부(백라이트유닛, BLU)가 있기 때문에 자체 발광하는 소자를 쓰는 올레드 TV보다 원천적으로 두꺼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니는 두께 2㎜에 불과한 LGD(라이트 가이드 플레이트)와 1∼2㎜의 광학시트, 역시 1∼2㎜에 불과한 유리기판(Glass substrate)을 결합시킴으로써 LCD TV로는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5㎜ 미만의 초슬림 TV를 제작해낸 것이다.
하지만 들고 다니는 제품이 아닌 TV의 두께가 더 얇아진다는 점에 소비자들이 더 큰 비용을 지불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있다고 디스플레이서치는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두께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다.
삼성의 전략제품인 SUHD TV는 6∼9㎜대로 LG전자나 소니 제품보다는 상대적으로 두껍다.
삼성전자는 TV 시장이 썩 좋지 못한 상황에서 기술경쟁보다는 내실을 기하겠다는 전략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정영락 상무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모델을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대중화를 통해 신규 수요층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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