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열사병 증세로 실려가는데
KBO, 우천 취소 62경기 소화 위해 휴일 없이 월요일에도 시합 추진
2연전 체제 변화로 잦은 이동까지… 남은 50여 경기는 '죽음의 레이스'

반환점을 돌아 올스타 휴식기도 거친 프로야구의 종착역이 올 시즌엔 유난히 멀어 보인다.
지난달 30일까지 적게는 89경기, 많게는 94경기를 치른 각 구단은 앞으로도 50경기 이상 더 소화해야 한다. 10구단 kt의 가세로 144경기로 치러지는 첫 시즌. 128경기를 치른 지난해와 비교해 아직까지는 체감할 수 없지만 본격적인 ‘죽음의 레이스’는 8월부터다.
단순히 경기 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경기력을 위협하는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우천 취소된 62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이르면 10일부터 월요일 경기를 시행할 예정이다. 정규시즌 종료 후 포스트시즌과 11월 열릴 ‘프리미어 12’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불가피한 결정이다. 내주 열릴 각 구단 단장들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 의견을 구한 뒤 구체적인 새 일정이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 경기는 하루에 2경기를 잇달아 치르는 더블헤더보다 낫다는 10개 구단 감독들의 의견에 따라 시행하게 됐지만 체력 소모는 만만치 않다. 프로야구의 유일한 휴식일인 월요일도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은 하루도 쉴 수 없는 주가 나온다.
월요일 경기와 더불어 1일부터는 기존 3연전에서 2연전 일정으로 재편된다. 구단이 10개로 늘어나면서 어쩔 수 없는 편성이었다. 2연전은 3연전과 비교해 동일 팀과 1경기 덜하는 것일 뿐이지만 이동에 따른 체력 소모 차는 엄청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아무래도 이동 횟수가 많아지니 체력 부담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후보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팀은 8월부터 선수단 관리가 관건이다.
설상가상으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최근 오재원(두산)과 이용규(한화)가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호소해 구단 관계자들을 긴장시킨 일이 있었다. 오재원은 그 자리에서 주자 앉아 앰뷸런스에 실려 나갈 정도였다. 둘 모두 더위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 탓이었다. 때문에 각 구단은 응급 조치와 트레이닝 파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